[스포츠니어스|화성=전영민 기자] 수원삼성 박건하 감독이 올 시즌 소회와 내년 시즌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11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수원삼성 클럽하우스에서 박건하 감독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올 시즌 말 팀에 부임해 잔류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박건하 감독은 이제 수원과 함께 카타르에서 펼쳐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도전한다. 카타르로 출국하기에 앞서 박건하 감독은 취재진과의 간담회를 통해 올 시즌 소회와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해 밝혔다.

다음은 박건하 감독과의 일문일답 전문.

올 시즌 총평.

올 시즌 어려운 상황에서 팀에 와서 잔류를 하는데 일조를 한 것 같다. 내년 시즌도 잘 준비하도록 해보겠다.

내년 시즌 어떤 축구를 구상하고 있는지?

시즌 마지막에 왔기에 변화를 주기 어려웠다. 선수들이 잘 해왔던 부분들을 했다. 기본적으로 나는 포백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와서 선수들을 봤다. 고집하진 않겠다. 선수 구성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본적인 것은 포백이 됐든 스리백이 됐든 조직적 압박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빌드업을 많이 하는 축구보다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전개를 할 수 있는 부분들을 하고 싶다.

예를 들어 공을 뒤쪽으로 돌리거나 횡패스를 하기보다는 상대를 향해 앞쪽으로 공격으로 나간 후에 거기서 공을 빼앗는, 상대를 힘들게 만들 수 있는 부분들을 선수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내년에도 그런 부분들을 요구해서 팬들이 봤을 때 수원 축구는 다이나믹하고 빠르고 강력하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프로축구연맹

과거 선수 시절의 수원과 지금의 수원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명가 재건이 목표일 수 있는데 명가 재건을 만들기 위한 프로세스가 있는지?

내가 선수 생활을 했을 때는 지금하고는 여러가지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는 선수 면면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투자도 좋은 부분이 많았다. 내가 수원의 감독이 된 이유는 이전의 좋았던 부분을 재건하기 위해서 임무를 주셨다고 생각한다. 시간은 조금 필요하지 않을까 본다. 감독인 내가 왔다고 해서 바로 달라지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짧은 기간 우리 선수들이 나를 잘 따라와줬다. 과거의 좋았던 부분들이 있다. 수원은 사실 과거에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그때도 선수들이 위기에 강했다. 지는 경기도 역전을 하고 그러다 보니 수원이 더 강해졌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조금 더 그런 부분들을 선수들하고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한 부분이지 않을까 본다.

수원 팬들의 기대치가 높다. 웬만한 순위에는 만족하지 않을 것 같다. 다음 시즌 목표는?

올 시즌 수원 팬들이 자부심을 많이 잃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내년에는 그런 부분들을 돌려드리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현실적으로 바라봤을 땐 파이널A을 목표로 하지만 갈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ACL 도전도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짧은 시간에 선수들이 변화를 해줬다. 내가 하고 싶은 부분을 선수들이 따라와줬다. 나 또한 선수들이 원했던 부분들, 예를 들어 선수들이 승리를 못하니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그런 부분들을 선수들하고 대화를 통해 살리려고 노력했다.

하나의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훈련을 통해 빠르게 패스 플레이를 하며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요구했다. 힘든 상황에서 선수들이 잘 따라와줬다고 생각한다. 완벽하게 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년에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선수들이 내가 원하는 걸 알려줘야 한다. 그런 부분들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ACL에 임하는 각오.

2패를 안고 하기 때문에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도전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첫 경기인 광저우전에 초점을 두고 있다. 광저우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선수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사실 없었다. 이번에 젊은 선수들이 많이 포함됐다. 내년 준프로계약을 한 정상빈과 강현묵, 안찬기 등도 합류를 시켰다. 그 선수들을 실험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라 생각한다.

ACL을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봐도 되나?

광저우전 첫 경기가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하다. 그 경기 결과에 따라 다르다. 지금 상황으로 봤을 때 팀에 부상 선수들이 있다. 젊은 선수들을 테스트할 수 있는 그런 두 가지 부분을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기대하는 선수가 있는지?

젊은 선수들 중 어리긴 하지만 손호준, 정상빈에게 기대를 하고 있다. 내년에 우리 팀에 합류하는 선수들이기에 기대를 하고 있다. 이 선수들 뿐 아니라 많은 젊은 선수들이 간다.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서 가능성이 있는지, 내년에 보여줄 수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ACL을 통해 이 선수들도 발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축구연맹

대표가 바뀌었다. 영입에 대해 상의하고 있는지?

그 부분에 있어서 구단과 이야기를 하며 머리를 맞대고 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말씀드리기는 그렇지만 변화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공격적인 포지션에 있어서 보강을 하기를 요청한 상태다.

슈퍼매치의 위상이 많이 떨어졌다. 내년엔 라이벌전의 부활을 기대해도 되나?

슈퍼매치가 지금보다는 더 많은 관심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수원부터, 나부터 경기력이나 다른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팬들이 수원이 달라졌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슈퍼매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ACL에서 어떤 부분을 중점을 맞출 계획인가?

젊은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이 같이 ACL에 가게 됐다. 그 선수들이 내가 요구했던 부분들, 조직적으로 수비하고 빠르게 공격할 수 있는 부분들을 기대한다. ACL은 결과를 내야 하는 부분도 있다. 다양하게 여러 면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을 같이 준비하는 상황이다.

감독직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구단과의 케미가 중요한데 올 시즌 밖에서 보기엔 수원이 시끄러웠던 부분이 있었다. 구단과 관계는 어떠한가?

그런 부분은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이뤄졌기에 잔류라는 성과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구단과 잘 맞춰나가야 한다. 감독으로서 해야 할 일이다. 수원에서 굉장히 그런 부분들이 많았었는데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며 결과를 내는 게 감독의 일이고 숙명이라 생각한다.

타가트의 거취에 대해서.

외국인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ACL 이후에 결정을 해야되지 않을까 한다. ACL에 집중을 한 이후에 결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 타가트에 대해 구체적인 오퍼가 아직 없다. 상황은 언제 바뀔지 모른다. ACL 이후에 결정이 될 것 같다. 우리 외국인 선수 네 명 중 크르피치가 계약이 만료되어 본국으로 돌아갔다. 나머지 선수들에 관한 부분은 현재진행형이다.)

과거 함깨했던 감독들 중 감독직 수행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 있는지?

같이 했던 홍명보 감독님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다. 나도 감독을 오래하지 않았기에 수원 출신이 아니더라도 홍명보 감독님이나 다른 분들, 선후배들을 통해 조언을 받고 있다.

친정팀 감독으로 온다는 것이 영광스러운 일이다. 감독직을 맡았을 때의 기분은?

수원 출신으로서 수원 감독이 된다는 꿈을 꿨다. 영광스럽고 감사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책임감과 부담감도 많이 있었다. 팀에 왔을 때 좋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선수들이 계속해서 승리하지 못하다 보니 자신감을 잃었다. 그런 부분들을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터뷰 때 수원 정신에 대해 많이 말씀드렸다. 부임하고 나서는 수원이 강등을 당한다는 것을 나뿐 아니라 많은 분들 역시 생각하지 않았었다.

잔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많은 것을 할 수 없었다. 우선 잔류를 한 것, 엄청난 부담을 이겨낸 것에 대해 내 자신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할 일은 지금부터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올해 했던 노력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나 혼자만 할 수는 없다. 선수들, 팬들이 합심해서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원의 정신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인터뷰 때도 얘기했지만 수원에서 선수 시절을 했을 때도 위기는 많았었다. 그럴 때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서 위기를 잘 극복했다. 지고 있다가 역전을 했던 경기들이 많았다. 어떻게 보면 과거에는 잘 지지 않는 팀이었다. 그런 부분들이 수원의 역사일 수도, 정신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을 선수들에게 많이 얘기했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강원전, 그 앞선 포항전도 그렇고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는데 승리하지 못해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위기감을 느끼고 자신감이 많이 떨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강원전에서 실점을 한 이후에 역전을 하며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가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이기지 못한 서울전을 이기고 정말 중요했던 인천전까지 승리를 함으로 3연승을 했다. (구단 관계자: 수원 정신이란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고 지고는 못 배기는 정신이라고 정의를 했다.

염기훈의 활용도가 조금 적어진 느낌이다. 내년 염기훈 활용 계획법은?

염기훈은 경기 내적 부분, 외적 부분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내년에도 염기훈은 팀과 함께할 거라 생각한다. 구단에서도 그 부분에 대해 협의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염기훈에게는 시즌 중에도 미팅을 하면서 미안한 부분을 표시했다. 조금 더 조직적이고 빠르고 활동량이 많은 축구를 원했는데 그런 부분(경기 출전이 적었던 것에 대해)에 대해 염기훈에게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주장으로서 염기훈이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고 있기 때문에 잔류를 하는데 있어서 다른 선수들도 고생을 했지만 염기훈이 주장으로서 역할을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프로축구연맹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은?

선수들에게 아쉬웠던 부분은 없었다. 올 시즌에 내가 와서 정말 짧은 시간에 나도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아쉬운 부분은 없었다. 올해는 잔류를 했지만 사실 수원은 더 높은 곳을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ACL을 통해 조금 더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올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선수를 보강하고 훈련을 잘해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원에 온 이후 가장 인상깊었던 선수는?

한 선수를 특정해서 말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던 염기훈도 역할을 해줬다. 양상민도 굉장히 노장 선수인데 계속 경기를 뛰며 선수들을 경기장 안에서 리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중간에 온 한석종 선수도 팀을 위해 굉장히 헌신한 부분이 컸다. 부주장이었던 김민우도 내가 오고 난 이후엔 주장으로서 역할을 해줬다. 젊은 선수들이 기용이 됐는데 한석희, 김태환을 포함해 모든 선수들이 잘 해줬다. 그렇기에 힘든 상황에서 잔류를 했다고 생각한다.

수원 팬들에 대한 한마디.

앞서 한 얘기들 중에 팬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수원의 팬이었다가 감독이 됐는데 수원의 정말 많은 팬들과 지지자 분들이 있다. 성적도 중요하게 생각하실 것 같지만 경기력에 기대를 하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경기장에 오셨을 때 더 강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구나라는, 수원 팬들의 자부심을 찾아줄 수 있도록 준비를 할 테니 내년에도 많이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질책을 받아야 한다.

김민우가 올 시즌에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다. 내년엔 고정 포지션이 있을 계획인지?

좋은 선수는 어느 한 포지션에 뛰는 선수가 아니라 두세 자리에 뛰는 선수라 생각한다. 김민우는 올해도 큰 경기를 많이 하면서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내년에도 경기장 안에서 뿐 아니라 밖에서도 더 팀에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게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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