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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성남=전영민 기자] 중요한 순간에 K리그 데뷔골을 터뜨리며 성남의 잔류를 이끈 홍시후가 자신을 자극시켰던 한 팬의 악플(?)에 대해 언급했다.

홍시후의 소속팀 성남FC는 31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0 최종 라운드의 승자는 성남이었다. 성남은 전반 31분 이동준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 20분 홍시우의 동점골과 후반 32분 마상훈의 역전골로 부산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승점 3점을 추가한 성남(승점 28점)은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이날 홍시후는 1골 1도움을 올리며 성남의 K리그1 잔류에 큰 공을 세웠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홍시후는 "원래 말을 많이 하고 싶었는데 막상 골도 넣고 경기도 이기니 너무 행복해서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 것 같다. 선배들도 그렇고 우리 팀 선수들이 다 이기기 위해 한마음 한뜻이었다. 팬들도 모두 한마음이어서 오늘 경기에서 기적적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홍시후와의 일문일답 전문.

경기 총평.

원래 말을 많이 하고 싶었는데 막상 골도 넣고 경기도 이기니 너무 행복해서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 것 같다. 선배들도 그렇고 우리 팀 선수들이 다 이기기 위해 한마음 한뜻이었다. 팬들도 모두 한마음이어서 오늘 경기에서 기적적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행복하다는 말밖에는 떠오르지 않는 것 같다.

초반에 많은 기대를 받았는데 골이 나오지 않았다.

솔직히 초반에 열심히 활약을 하고 떴을 때 아쉬웠다. 많은 기회가 있었는데 그 한 골을 살리지 못했다. 그러면서 내 경기력이 조금 떨어졌다. 시즌 막바지가 되면서 누군가 "초심을 잃었냐"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다짐을 하면서 진짜 열심히 준비했다. 수원삼성전부터 말이다. 마지막에 골이 터져 기분이 정말 좋고 도움 주신 형들, 감독님, 코칭슽태프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동점골을 넣었을 때의 심정은?

동점골을 넣었을 때 울려고 한 게 아닌데 눈물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두 번째 골 과정에서 상훈이 형한테 도움을 준 것은 솔직히 말하자면 생각처럼 공이 잘 맞지 않아서 운이 좋게 상훈이 형한테 잘 갔던 것 같다.

전반전에 기회를 놓쳤다.

내가 결정적 기회 두 번을 놓치고 바로 다음 상황에서 이동준 선수가 바로 골을 넣었다. 진짜 많은 생각을 했다. 처음에 두 번의 기회가 있었고 하나는 바로 골대 앞이었다. 계속 생각이 나고 미련이 남았다. 아 이거 두 개를 놓쳐서 나 때문에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힘이 빠졌다. 하프타임에 라커룸에서 곰곰이 다시 생각을 했다. 형들이 주위에서 "괜찮다. 네가 골을 넣을 거다"라고 했는데 나 혼자 어떻게든 그 상황을 잊을 수 있도록 하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경기장에 들어가서 그런 것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경기에 집중을 했다. 그러다 보니 흥분도 많이 했던 것 같다.

오늘 내가 주인공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경기 전 숙소에 들어와서 많이 상상을 한다. 골을 넣을 때의 여러가지 장면들을 상상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데 막상 경기 당일에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편안하게만 생각을 하려고 한다. 오늘 정말 골을 넣을 줄 몰랐는데 주위 형들이 많이 도와주신다. 코칭스태프 선생님들도 좋은 말들을 많이 해주셔서 오늘 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홍시포드라는 별명은 마음에 드나?

너무 마음에 든다. 아다마 트라오레를 좋아하는데 래시포드도 내가 좋아하는 선수고 존경하는 선수다. 나를 높은 위치에 있는 선수들과 비교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올 한 해를 되돌아본다면?

프로 데뷔 1년 차 첫 해였다. 정말 다양한 상황을 많이 겪은 것 같다. 시즌 초반 때는 우리가 높은 위치에 있었고 그러다 한순간에 밑으로 내려왔다. 팀으로도 그렇지만 내 자신도 올라갔다가 하향곡선을 탄 상황이었다. 1년 차이지만 되게 많은 경험을 한 것 같다. 그래서 마인드컨트롤 하는 부분에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정말 코로나19 사태가 터져서 좋지 않은 해이긴 하지만 내 개인적인 축구 인생을 보면 이번 2020년은 내게 의미 있는 좋은 한 해였던 것 같다.

내년 시즌에 대한 목표나 각오는?

솔직히 경기장에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주눅드는 부분이 있다. 경험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겁을 먹는 상황이 많이 있었다. 오늘은 그런 게 없었다. 오늘은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됐던 것 같다. 그런 부분을 내년에 경기장에 들어가서 고치고 싶다.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 고치고 싶은 다른 부분은 없다.

김남일 감독이 언제 선발에 대한 언질을 줬는지?

훈련할 때 보통 어느 정도 틀이 잡힌다. 이번 준비 기간 동안 나를 세워놓고 훈련 때 보시길래 잘하면 뛸 수 있겠다는 예상을 어느 정도 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준비도 많이 했다. 선발로 뛰고 중요한 경기인데 경험이 적다 보니 부담도 되고 경직도 됐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생각보다 잘 풀려 그런 것은 금방 사라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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