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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전영민 기자] 전세계를 덮친 유례 없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청정지대였던 K리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등장했다. 대전하나시티즌 소속 A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대전의 잔여 라운드 경기 일정과 플레이오프 일정을 연기했다. 이에 따라 대전과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던 FC안양, 경남FC 역시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연맹은 "K리그2 대전 소속 선수 한 명이 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대전의 정규라운드 잔여 경기 일정을 2주 이상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6라운드 대전과 안양의 경기는 기존 10월 31일(토)에서 11월 17일(화)로, 27라운드 경남과 대전의 경기는 기존 11월 7일(토)에서 11월 21일(토)로 연기된다. 대전과 안양, 경남 외 다른 팀들의 정규라운드 잔여 경기는 일정 변경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연맹은 "정규라운드 최종 순위를 기준으로 승격팀을 가리는 K리그2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의 일정도 변경된다. 준플레이오프는 기존 11월 18일(수)에서 11월 25일(수)로, 플레이오프는 11월 21일(토)에서 11월 29일(일)로 연기된다. 연맹은 대전 선수단 대상 전수검사 결과, 향후 역학조사 경과 등을 고려하여 추가 조치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전례 없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이로 인한 리그 연기 결정에 따라 대전과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던 안양, 경남은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29일 <스포츠니어스>와 연락이 닿은 안양 관계자 역시 꽤나 당황스러운 모습이었다. "당장 이번주 경기에 초점을 맞춰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경기가 사라졌다"라며 운을 뗀 안양 관계자는 "당장 11월 7일 시즌 마지막 경기 바로 다음날인 11월 8일 결혼식을 하려고 했던 선수들도 있었는데 모두 일정을 바꿔야 할 판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안양 관계자는 "주장 최호정은 11월 14일에 아들의 돌잔치가 예정되어 있었다. 아들의 돌은 이미 지났지만 시즌이 끝나고 돌잔치를 하려고 14일에 일정을 잡아놨었다"라면서 "하지만 시즌이 밀리며 돌잔치 날에 훈련을 해야 할 수도 있게 됐다. 다른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코로나19 때문에 해외는 나가지 못하지만 가족들과 국내 여행을 잡아놓은 선수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예상보다 시즌이 열흘 늦게 끝나게 되며 다들 일정을 변경해야 할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예상치 못하게 시즌 종료가 밀리며 많은 이들이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나 역시 올해 코로나19로 휴가를 한 번도 쓰지 못해 이번에 휴가를 쓰려고 했었다"라는 안양 관계자는 "올해 이틀 이상 쉬어본 적이 추석 때 말고는 없었는데 내 일정도 밀리게 됐다. 가장 힘든 건 외국인 선수들이다. 닐손주니어도 브라질에 가고 싶어하고 아코스티도 본국으로 돌아가는 걸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 선수들도 일정이 열흘 이상 밀렸다. 비행기 티켓을 취소해야 할 거다. 이렇듯 다들 각자의 사정이 있다"라고 답했다.

경남 역시 시즌이 미뤄지며 상황이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경남은 안양과는 조금 결이 다른 고민을 하고 있다. 바로 플레이오프다. 현재 리그 4위에 위치하며 플레이오프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경남은 만약 올 시즌을 현 순위인 4위로 마칠 경우 11월 말에 일주일 동안 세 경기를 소화하게 된다. 11월 21일 대전과 리그 27라운드 경기를 치르고 11월 25일 준플레이오프를 소화한다. 이어 나흘 뒤인 11월 29일에는 플레이오프 단판 승부를 치른다.

물론 이 같은 시나리오는 경남이 리그 4위로 시즌을 마치고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위팀을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때만 유효하다. 이에 대해 경남 관계자는 "변수는 될 것 같다. 만약 플레이오프를 간다고 하면 9일간 세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면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물론 선수들이 잘 이겨내야 한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그전에 간간이 휴가를 줄 것 같다. 길게는 주지 못할 것 같다. 준비를 잘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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