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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인천=홍인택 기자] "박주영이 있고 없고가 크더라." FC서울 관계자가 인천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했던 말이다.

FC서울은 지난 10일 열렸던 하나원큐 K리그1 2019 20라운드 제주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2-4로 패배했다. 서울은 그전까지 10경기 동안 무패 행진을 달렸기에 하위권에서 생존 경쟁을 펼치는 제주에 잡힐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적었다.

그러나 어쨌든 제주는 서울을 상대로 결과를 얻어냈다. 서울의 10경기 무패 행진도 끝났다. 무패 행진에 가려졌던 서울의 계속된 실점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서울은 제주전 패배 이후 경기 내용을 충분히 곱씹을 시간도 부족했다. 서울은 제주전 대패 이후 사흘 만에 다시 인천으로 원정을 떠났다.

그러나 최용수 감독의 서울은 노련했다. 최용수 감독은 "지난 5월 25일 포항스틸러스와의 경기 이후 계속 실점하고 있다"라며 팀을 분석했다. 그동안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지쳐있던 황현수와 유상훈을 과감하게 벤치에 대기시켰고 기회를 노리고 있던 양한빈과 김주성을 출전시켰다.

서울은 전반전이 펼쳐지는 동안 인천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대신 공을 계속 소유하려고 노력했고 2선과 3선이 꾸준히 좌우로 전환하면서 인천 선수들의 체력을 빼놓았다. 전방에 있던 박동진을 비롯한 공격진은 이따금씩 기회를 노리는 공간 침투만 보여줬을 뿐이다.

특히 박주영의 위치가 흥미로웠다. 이날 박주영의 선발 포지션은 최전방 스트라이커였지만 자유롭게 위치를 오갔다. 특히 이날 팀에서 데뷔했던 '막내' 김주성이 점점 공간을 노리고 전방으로 올라가자 박주영이 최후방까지 내려오며 김주성의 공간을 채워주는 장면도 있었다.

박동진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서울은 후반전 들어 조금씩 인천의 분위기에 밀리고 있었다. 인천은 끌려가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김진야를 투입했고 이는 경기력 측면에서 효과를 봤다. 김진야가 들어가면서 박스 안쪽으로 공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김진야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에 다른 선수들도 더 뛰는 모습이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 박주영이 찬물을 끼얹었다. 박주영은 동료들이 인천의 공격을 막을 동안 최전방에서 공격을 노리고 있었다. 알리바예프는 박주영을 향해 정확하게 패스를 찔러 넣었고 박주영은 보통 드리블을 이어가던 공간에서 그대로 슈팅을 기록했다. 그리고 박주영의 슈팅은 인천의 추격 의지마저 꺾어버렸다.

서울 관계자의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아직 서울은 박주영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 경기장 안에서 그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이번 시즌 동계훈련 때부터 착실히 몸을 끌어올리면서 경기력에도 손색이 없다.

서울은 사흘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제 서울은 전북과 울산, 대구와 강원을 연달아 만난다. 서울은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박주영의 역할도 그만큼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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