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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인천=홍인택 기자] 김주성이 긴장감 속에 얼떨떨한 데뷔전을 치렀다.

FC서울 김주성은 1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19 21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K리그 무대를 밟았다.

김주성은 FC서울이 키운 유망주다. 오산고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서울과 5년 계약을 맺고 입단했다. 서울도 중앙 수비수 김주성에게 기대가 컸다. 최용수 감독은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김주성을 주전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다만 김주성의 부상, U-20 청소년 대표팀 차출로 인해 김주성의 K리그 데뷔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김주성이 전력에서 이탈한 사이 기회를 잡았던 황현수는 놀라운 열정과 활약을 보여주며 이번 시즌 서울의 반등을 이끌기도 했다. 이에 최용수 감독은 "안 좋은 일과 좋은 일은 동시에 일어나는 것 같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김주성은 데뷔전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침착해 보였다. 끊임없이 동료의 위치를 확인하고 패스 길을 열어줬다. 김주성이 과감하게 전방으로 향하면 박주영을 비롯한 베테랑 고참들이 김주성의 공간을 채워주는 등 형들도 그를 아끼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경기 후 만난 김주성은 "사실 어떻게 뛰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김주성은 "침착하게 보였다면 다행인데 전반전에 공을 잡았을 때는 아무것도 안 보이고 많이 힘들었다"라고 덧붙였다.

김주성이 선발 데뷔전을 치를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팀 훈련에서 어느 정도 단서가 있었다. 김주성은 "형들과 팀 내부적으로 훈련을 하면서 주전 팀에서 뛰었다.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라면서 "확실히 선발 소식을 알게 된 건 미팅 시간에 알게 됐다"라고 밝혔다.

최용수 감독은 이날 김주성에게 "1선과 3선의 간격을 좁히라"라는 주문을 걸었다. 지난 제주전에서 네 골을 실점한 것도 수비 라인이 벌어진 이유가 컸다. 최용수 감독의 주문으로 김주성은 고광민과 미드필더들이 전진하면서 생기는 공간을 커버하려고 노력했다. 김주성이 포기한 뒷공간은 의외로 박주영과 고요한이 잘 채워주면서 꾸준히 김주성과 소통하는 모습이었다.

김주성은 "아무래도 제 플레이에 실수가 있었는데 (박)주영이 형, (고)요한이 형, (고)광민이 형이 저에게 계속 잘하고 있다고 칭찬해주셨다.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말도 많이 해주셔서 좋았다"라며 형들의 도움에 감사함을 전했다.

김주성은 시즌이 개막하기 전 동계훈련 때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동안 부상도 있었고 U-20 청소년 월드컵에도 소집되며 K리그를 뛰기 전까지 많은 경험을 쌓았다. 김주성은 U-20 월드컵이 끝난 뒤 "많이 보면서 아직 부족하다고 많이 느꼈다"라고 전했다. 이어 "같은 팀 형들이 경기장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너무 부족하고 좀 더 보완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국제 무대에서 소중한 경험을 쌓은 김주성은 데뷔전을 치르면서 점차 서울 축구에 적응하고 있다. 팬들은 드디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주성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김주성은 팬들이 외치는 자신의 이름을 들으며 "'아 이래서 내가 축구를 하는구나'라고 느꼈다"라고 전했다. 그가 좋아한다던 맨체스터시티의 라포르테 같은 선수가 될 수 있을까. 김주성의 축구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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