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방송화면 캡쳐

[스포츠니어스|이정원 인턴기자] LG트윈스 한선태의 1군 데뷔전은 감동 그 자체였다. 그리고 경기 종료 후에는 깜짝 놀랄 만한 이야기도 있었다.

한선태는 지난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3-7로 뒤진 8회초에 구원 등판했다. 한선태는 1이닝 동안 1피안타 1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 경기는 경기의 승패 여부를 떠나 한선태의 등판 자체가 감동적인 스토리였다.

한선태는 KBO 사상 최초 비 선수 출신으로 LG에 입단했다. 그는 부천동중 3학년 시절 2009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한국과 일본과의 경기를 통해 처음으로 야구를 접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한선태는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 테스트에 두 번이나 참가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이후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한선태는 전역 후 독립구단 파주 챌린저스와 일본 독립리그 도치기 골든 브레이브스를 거쳤다. 그리고 그는 2019 KBO 신인 드래프트 해외파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다. 아마추어 시절 야구부 시절을 거치지 않아 혹사당하지 않은 팔을 많은 스카우트들은 눈여겨봤고 LG에 지명을 받았다.

2군에서 준비를 하던 한선태는 드디어 지난 24일 육성선수 신분에서 벗어나 정식 선수로 등록됐고 SK전에 첫 등판했다. 한선태는 첫 타자 이재원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안상현에게 병살타를 이끌어냈고 이후 김성현에게 몸에 맞는 공으로 1루 출루를 허용했으나 후속타자 고종욱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꿈에 그리던 데뷔전을 마친 한선태가 마운드에 내려가자 TV 중계 화면에는 그의 투구를 기립 박수로 응원하던 남성과 여성 관중이 포착됐다. 이들은 한선태가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을 때마다 큰 소리로 환호를 내지르며 응원했다. 이로 인해 많은 야구팬들은 '한선태의 부모님의 아니냐', '부모님이 정말 응원을 열심히 하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한선태의 부모님이 아니었다. 한선태는 경기 종료 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부모님은 오늘 야구장에 안 오셨다. 집에서 TV로 보셨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하던 캐스터와 해설자들도 부모님으로 착각할 정도로 열정적인 응원을 보낸 이들은 알고 보니 흔한 야구팬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 관중은 LG의 팬 캐스트에 출연할 정도로 열렬한 LG팬이며, 여성 관중은 남성 관중의 친한 지인이다. 즉, 이들은 친한 사이일 뿐 부부 사이가 아니다.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환호를 받고 있는 한선태의 다음 등판은 언제일까. LG와 SK는 26일 잠실구장에서 주중 시리즈 2차전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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