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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전영민 인턴기자] 김민재가 환상적인 활약으로 이란 공격진을 제압했다.

11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대표팀은 최근 이어온 A매치 연승 행진을 3연승에서 멈추게 되었다.

이날 대표팀은 친선전임에도 이란을 상대로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팀은 후반 12분 황의조의 벼락같은 선제골로 주도권을 잡는 듯 했으나 5분 뒤인 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권의 자책골로 아쉬운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 가장 눈에 띄었던 선수는 단연 수비수 김민재다. 김영권과 함께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장한 김민재는 경기 내내 안정적인 수비와 압도적인 힘으로 이란 공격수들을 묶으며 대표팀의 무승부에 기여했다.

경기장에 나선 김민재는 그야말로 거침이 없었다. 한국은 전반전 이란에 10개의 슈팅을 허용하며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이란은 김민재를 넘지 못했다. 김민재는 빨랐고 강했으며 침착했다. 후반전에도 김민재의 활약은 이어졌다. 김민재는 유럽 선수들과 비슷한 체격의 이란 선수들을 한 수 위의 힘으로 제압했다.

"한국 수비에 무슨 일이 생기자 김민재가 나타났다"라는 캐스터의 말처럼 대표팀의 위기 상황에는 항상 김민재가 있었다. 김민재의 활약은 수비 상황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김민재는 빌드업 상황에서는 정확한 패스와 경기 운영으로 대표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김민재는 지난 1월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하며 많은 팬들의 비난에 직면했다. 당시 축구팬들은 유럽 무대 도전을 선택하지 않은 김민재를 두고 "기량이 퇴보할 것이다", "'중국화'가 될 것이다" 등의 근거 없는 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하지만 김민재는 실력으로 자신을 향한 모든 목소리를 잠재우고 있다.

김민재는 베이징 이적 후 대표팀이 치른 네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김민재는 네 경기에서 환상적인 모습으로 대표팀의 수비를 이끌었다. 김민재가 출전한 볼리비아-콜롬비아-호주-이란전까지 네 경기에서 대표팀이 허용한 실점은 단 두 골에 불과하다.

김민재의 활약은 소속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당초 팬들은 줄어든 중국 슈퍼리그의 외국인 선수 규정으로 인해(네 명 보유-세 명 출전) 김민재가 벤치를 지킬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올 시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리그 9경기에 출전하며 베이징의 선두 질주에 기여하고 있다.

그간 많은 한국 축구팬들은 중국에 가면 기량이 퇴보한다는 이른바 '중국화'를 이유로 김민재의 중국 진출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현재 김민재의 활약을 비판하는 사람은 없다. 과연 김민재는 앞으로도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대표팀 수비를 이끌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대표팀 선배 김영권이 그랬듯 김민재 역시 '중국화'란 근거 없는 비난을 실력으로 극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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