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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이번 시즌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울산현대의 박주호가 "우리는 아직도 도전자다"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지난 14일 인천유나이티드와 울산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7라운드가 펼쳐졌던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이날 두 팀은 치열한 몸싸움으로 승리를 위해 다퉜다. 두 팀 모두 한 명씩 퇴장당해 10-10으로 맞섰으나 선수층이 두터운 울산이 빠른 역습을 내세우며 인천을 3-0으로 꺾었다.

이날은 경기 전부터 박주호를 둘러싸고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있었다. 측면 수비수인 박주호가 4-4-2의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것. 박주호의 포지션 변화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었다.

전반 16분 믹스의 패스를 받은 주니오가 침착한 골을 기록하며 울산이 1-0으로 앞서기 시작하면서 경기 양상은 더욱 치열해졌다. 연패를 끊기 위해 인천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달려들었고 이를 방어하던 신진호가 전반 27분 높은 태클을 범해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신진호의 퇴장으로 10명이 싸워야 하는 울산은 박주호의 위치를 중앙미드필더로 옮겼다. 왼쪽 측면 공격은 김인성의 몫이 됐다. 전반 36분에는 울산 믹스와 인천 남준재가 공을 두고 경합하는 과정에서 믹스가 흥분하며 거칠게 반응하는 장면이 있었다. 일촉즉발의 과정에서 선수들이 모이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된 가운데 박주호는 두 팀을 모두 말리며 주장으로서 품격을 보여줬다.

박주호는 이후 중앙 미드필더에서 패스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하게 하면서 경기를 주도했다. 이에 김도훈 감독도 박주호의 활약에 "완벽했다"라고 호평하며 이날 경기를 지켜본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박주호를 적극 추천하기도 했다.

박주호는 경기 후 "원정 경기는 항상 힘들지만 그 중에서도 인천 우너정은 매번 힘든 경기를 한 걸로 안다. 모두가 열심히 했고 연승을 이어갈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멀리까지 응원하러와 준 많은 울산팬분들을 기쁘게 해드려 좋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미드필더 포지션 변경에 대해서는 "우리 2선 선수들이 쉬지 않고 많은 경기를 뛰어왔다. 감독님께서 매경기 측면에 설 수도 있으니 준비를 잘하고 있으라고 하셨다. 오랜만에 미드필더로도 바꿔서 뛰었는데 이 부분도 감독님이 동계훈련 때 여러 번 뛰게했던 포지션이라 수비수들을 도와주고 경기를 주도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남준재와 믹스를 중재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두 선수가 거칠게 충돌했고 흥분한 상태였다. 경기장에서는 모든 선수가 예민하고 거칠어질 수 있다"라며 "나 역시도 그런 상황에서는 흥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3자 입장일 때는 선수들이 더 흥분하지 않게 말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혀 품격을 보여줬다.

이날 박주호는 대표팀에 관한 질문도 받았다. 박주호는 "욕심을 낸다고 이루어지는 건 없다고 본다. 마음을 많이 내려놓았지만 뽑힌다면 언제나 그랬듯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줄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울산의 행보에 대해서는 "우리는 아직도 도전자일뿐 이루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모든 선수가 우승을 하기 위해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느낌은 좋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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