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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홍인택 기자] 벤투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벤투 감독은 폭넓은 2선 자원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조합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 대표팀은 콜롬비아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손흥민과 이재성의 골을 묶어 콜롬비아에 2-1 승리를 거뒀다. 벤투호는 지난 볼리비아전에 이어 이번에도 승리를 거두며 A매치 2연승을 거뒀다.

경기를 마친 파울루 벤투 감독은 "오늘 상당히 좋은 경기를 양 팀이 펼쳤다. 치열했다. 모두 경기를 지배하려는 뚜렷한 목표하에 경기를 했다. 양 팀 모두 상대가 후방에서 빌드업 시작하는 과정에서 압박을 강하게 했다"라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전반 30분까지는 우리가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우리가 이 시간 동안 추가로 득점할 기회도 만들었다. 전반 마지막 15분 동안에는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콜롬비아가 좀 더 우리 진영에서 공격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우리는 역습 찬스를 만들었다. 역습 과정에서 좋은 장면이 나왔다"라고 평가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전에는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를 할 기회가 있었다. 2-0으로 점수 차를 벌릴 기회도 있었는데 곧바로 상대에게 실점했다. 그때부터 어려운 경기를 했다. 물론 우리가 후반전 힘든 경기를 했고 상대가 좋은 팀인 것도 있었다. 상대 압박이나 이런 상황이 없었는데 스스로 실수를 한 부분도 있다. 복합적으로 후반전 어려운 경기 했지만 오늘 결과는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잘했다"라며 세밀한 평가를 내렸다.

벤투 감독은 이번 3월 A매치 두 경기를 통해 "우리가 전술에 변화를 줘도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과 원칙을 지킬 수 있는지 점검하려 했다"라며 의도를 전했다. 성과에 대해서는 "짧은 시간에도 선수들이 잘해줬다. 두 경기에서 다른 상대를 접하면서 선수들이 잘 보여줬다고 평가한다"라며 "언제든지 과제가 있고 개선점이 있다. 수비할 때 과감하게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일대일 상황에서 수비할 때 적극적으로, 거칠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백승호나 이강인, 이승우처럼 젊은 선수들을 소집했던 점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관찰할 예정이다. 이번 소집과 훈련을 통해 젊은 선수들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이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치는지 계속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소집은 이 선수들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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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이번 3월 A매치를 통해 새로운 전술을 준비했다. 기존에는 4-2-3-1을 유지했지만 볼리비아와 콜롬비아를 상대하면서 4-1-3-2 포메이션을 두 번 모두 가동했다. 특히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올리면서 득점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 있었다. 그리고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8경기 무득점에서 빠져나와 9경기 만에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은 두 경기 모두 좋은 경기를 펼쳤다"라면서 "투 톱 파트너가 계속 바뀌었고 파트너 모두 특징도 다른 선수들이라 호흡을 맞춰야 했는데 수비,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미 이 포지션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어서 어떤 걸 요구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경기를 통해 손흥민의 활용법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의 활용법에 대해서는 "앞으로는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전략에 따라 손흥민의 위치는 전술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중앙으로 옮겼지만 측면으로 언제든지 다시 옮길 수 있다.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고민하도록 하겠다"라며 손흥민의 위치를 고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손흥민의 최전방 위치도 중요했지만 벤투 감독의 소집 명단에는 2선 자원이 매우 많고, 또 이 선수들이 모두 잘해주고 있다. 감독으로서는 행복한 고민일 수 있다. 벤투 감독은 "남태희도 있다"라며 "어떤 포메이션을 쓰든지 상관없이 2선 공격자원에는 기술적인 선수들이 많다.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은 상황이다. 각 선수별로 특징도 다르다. 측면과 중앙을 다 뛸 수 있는 선수들이기에 옵션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황인범만이 유일하게 측면에서 뛰는 특징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황인범은 공격적으로 뛰어난 선수다. 수비적으로도 잘 도와주고 전술 이해도도 높다. 여러 옵션이 많다고 생각한다.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감독으로서는 안심할 수 있다. 많은 자원이 있으니 각 경기마다. 상대마다 어떤 전략을 세울지 생각하면서 좋은 조합을 찾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팬들은 여전히 아시안컵 8강 탈락의 충격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벤투호는 콜롬비아와 같은 상대적 강팀에는 강한 모습을 보이지만 밀집 수비를 내세운 상대적 약팀에는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벤투 감독은 "FIFA 랭킹은 아무 의미가 없다"라며 "상대에게 어떤 특징이 있고 약점이 있는지 분석하고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강팀, 수비적인 팀을 상대할 때 큰 차이가 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년에 파나마와 경기했을 때도 파나마가 수비라인을 내려서 경기했지만 그 경기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도 마찬가지다"라면서 "많은 분들이 아시안컵을 생각하고 계실 것이다. 조별예선에서도 경기 결과가 1-0이라는 결과를 거둬서 경기력이 살아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때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시안컵에서는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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