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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황의조가 있어서 다행이었던 경기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우리 대표팀은 한국시간 7일 오후 10시 30분 아랍에미리트(UAE) 라시드 알 마크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아시안컵 C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필리핀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후반 21분 황의조가 골을 기록하면서 승점 3점을 쌓고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우리 대표팀의 주포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우리 대표팀 선수단 중 가장 많은 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조별예선 3차전부터 우리 대표팀 선수단에 합류한다. 현실적으로 3차전에서 맞붙는 중국과의 경기에 출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손흥민은 A매치 74경기에 출전해 23골을 기록했다. 그 뒤를 구자철이 73경기 19골로 뒤쫓고 있다. 손흥민과 구자철의 뒤를 지동원, 기성용, 이재성, 황의조가 각각 11골, 10골, 7골, 5골로 따라가고 있다.

기성용은 스트라이커가 아니다. 지동원이 좋은 활약을 펼쳤을 때도 그가 골을 넣는다는 이미지는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팀에서 두 번째로 득점을 많이 한 구자철은 필리핀전에서 무거운 몸 상태를 보여줬다. 그들에게 쉽게 기대할 수 없는 이유다. 이재성은 언제든 충분히 골을 기록할 수 있는 선수지만 골문 앞에서 연계 플레이가 더 살아나야 그에게 골도 기대할 수 있다.

손흥민의 합류 여부와 관계없이 황의조의 골 소식은 반갑다. 손흥민이 없다면 황의조가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손흥민이 합류한다면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더 늘어나니 반가운 일이다.

손흥민이 팀에 합류한다면 상대팀은 손흥민을 신경쓸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우리 대표팀뿐만 아니라 아시안컵 대회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스타다. 손흥민은 12월에만 잉글랜드 무대에서 연거푸 골을 기록하며 전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런 손흥민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전반전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황의조는 골문 안쪽으로 슈팅을 기록한다. 아무리 슈팅을 많이 기록해도 슈팅이 골문 밖으로 향한다면 의미가 없다. 황의조의 몸 상태가 최상은 아닐지라도 2018년의 쾌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아시안컵은 골을 넣어야 승리할 수 있는 대회다. 우리 대표팀을 만나는 팀들은 우리를 상대로 공격적인 전술을 선택하기보다 필리핀과 같이 밀집 수비를 통한 역습 공격을 노린다. 리그와는 다른 토너먼트이기에 실리가 가장 중요하다. 일단 자신보다 강한 상대와 맞붙을 때는 실점하지 않는 게 중요하며, 상대가 골을 넣으려고 달려들 때 날카로운 역습을 이어나가는 것이 가장 좋다. 우리 대표팀을 만나는 아시아 팀들은 대부분 이런 전술을 선택한다.

그래서 우리 대표팀은 골이 중요하다. 일단 우리 대표팀이 선제골을 넣는다면 상대의 계획이 모두 무너진다. 그리고 황의조는 현재 우리 대표팀에서 선제골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선수다.

황의조가 있어서 다행이다. 호주나 일본도 최전방에서 결정해줄 선수가 없어서 고민인데 우리 대표팀에는 황의조가 있다는 사실이 새삼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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