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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홍인택 기자] 박희성은 매 경기가 절박하다. 그는 "항상 절박한 경기인 것 같다. 매 경기가 나한테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박희성은 오랜만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 리그 5경기에 출전했지만 좀처럼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FC서울은 그사이에 9위까지 추락했으며 상위 스플릿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서울의 가장 큰 문제는 득점과 마무리 능력에 있었다.

여름에 영입한 마티치는 골을 넣을 수 없다.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박주영도 마찬가지다. 윤주태는 이번 달 초에나 제대한 후 팀에 합류해 적응이 어려울 수 있다. 안델손이 지난 경남FC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며 최전방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을용 대행의 선택은 박희성이었다. 그는 이번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0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이름을 올렸다. 서울의 공격진 모두가 부진한 상황에서 오랜만에 돌아온 그에게라도 작은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전반전은 인천의 역습에 의해 서울이 먼저 실점하면서 어렵게 마무리했다. 그러나 서울은 후반전 인천을 힘으로 압도하며 구석으로 몰아넣었다. 인천이 조금만 앞으로 나가려고 해도 고요한과 신진호 등이 연계를 이어 가면서 전방에 공을 뿌렸다. 후반 이른 시간, 박희성이 고요한의 패스를 부드러운 터치로 이어가면서 정산과 일대일 기회를 잡았지만 정산의 선방에 막혀 득점이 무산되고 말았다.

박희성은 "올해 부상으로 많이 쉬었다. 감독님이 기회를 주셨는데 거기에 보답하지 못해서, 좋은 기회도 있었는데 살리지 못해 아쉽다"라며 그 장면을 돌이켰다. 그는 "생각보다 각이 좀 없긴 했는데 충분히 넣을 수 있었던 골이었다. 형들이나 동료, 후배 선수들 모두 열심히 했는데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동료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앞선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친 후 마티치와 교체되어 벤치로 들어갔다. 워낙 오랜만에 출전한 경기라 부상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조치였다. 박희성은 "햄스트링을 계속 다쳐서 많이 쉬었다. 지금은 괜찮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뛰다 보니까 체력적으로는 부족함을 느꼈다"라면서 자신의 몸 상태를 알려줬다.

그는 "항상 서울에서 경기에 나설 때마다 나는 이 팀의 주전 스트라이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매 경기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뛰었고 오늘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항상 절박한 경기인 것 같다"라며 그동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자신을 돌아봤다. 이어 "우리 팀에서 가장 큰 문제가 스트라이커라고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윤)주태나 다른 공격수들도 의욕이 있다. 아직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없어서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동기부여가 된다"라면서 부진한 팀의 최전방 자리를 노리는 모습을 보였다.

박희성은 "준비한 만큼 결과가 안 나와서 선수들도 답답해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도 준비는 잘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라면서 "남은 경기는 매 경기 진짜 엄청 중요한 경기다. 선수들은 준비부터 잘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다음 경기 출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온 정신을 다 해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라며 남은 시즌 각오를 전했다.

이을용 대행은 "선수들이 잘 뭉쳐 지금 당장 변화를 주기에는 어렵다"라고 전했다. 그만큼 박희성으로서도 지금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날 인천을 상대로 복귀골을 노리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다음 기회에서 팀의 부족한 골결정력을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그에게도 꾸준한 출전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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