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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고양=홍인택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의 남자축구 국가대표 데뷔전이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상대는 중미의 강호 코스타리카였다. 우리 대표팀은 이재성과 남태희의 골에 힘입어 코스타리카에 2-0 승리를 거뒀다. 벤투 감독의 성공적인 데뷔전이었다.

이날 벤투호의 대표팀은 인상적인 공격 과정을 거쳤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빠른 공격 전환이었다. 벤투 감독이 원하는 '지배하는 축구'의 방향을 엿볼 수 있었다. 벤투 감독은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상대 진영에 머물기를 원했다. 빠르고 깊숙한 침투 패스로 전방에 공을 공급했고 측면 공격수들과 수비수들은 빠른 속도로 방향을 전환했다.

측면 선수들은 바로 박스 안쪽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리거나 중앙을 거쳐 공격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던 정우영과 기성용을 비롯해 후반 기성용의 빈자리를 장현수가 올라오면서 공간을 채웠다. 공격 전환 속도의 핵심 역할을 했던 선수들은 후방 수비수들과 중앙 미드필더들이었다.

선제골의 득점 과정을 살펴볼 때 기성용의 전방 패스가 있었다. 길게 넘겨준 공을 남태희가 공간을 노리며 뛰어 들어갔다. 그때 공은 남태희를 향했지만 함께 뛰던 지동원과 이재성, 손흥민도 있었다. 결국 남태희는 박스 안쪽에서 크리스티안 감보아에게 파울로 저지당했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이는 곧 우리 대표팀의 득점으로 이어졌다.

선제골 득점 이후 기성용이 빠지면서 전방으로 향하는 긴 패스 숫자는 줄어들었지만 상대 진영에서 머무는 시간은 유지됐다. 측면 선수들은 빠르게 반대쪽으로 공을 넘겼다. 코스타리카 수비수들은 크로스를 막아내는 데 급급하며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어진 추가 득점 상황에서도 남태희가 있었던 왼쪽 측면에서 공격 기회가 생겼다. 남태희는 측면에서 스스로 돌파를 시도하면서 중앙으로 파고들었다. 코스타리카 선수들은 크로스를 대비했는지 쉽게 앞으로 달려들지 못했고 전방에 조금의 공간이 열리자 남태희가 강력한 슛을 때려 넣으며 대표팀에 추가골을 선물했다.

한편 수비에는 아직 의문점이 남아있다. 코스타리카의 공격이 인상적이지 못한 점도 한몫을 했다. 코스타리카는 전반전 동안 아길라르를 중심으로 빠른 역습을 노렸으나 우리 대표팀 수비수들에게 막혀 인상적인 공격 장면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 초반 코너킥 상황에서 김승규를 파울로 위협한 장면을 제외하면 코스타리카가 득점 기회를 잡았던 장면이 거의 없다.

우리 대표팀은 주로 코스타리카의 공격 과정을 끊어내는 데 주력했다. 상대가 공을 잡지 못하도록 했으며 압박과 예측으로 공을 끊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수비수들은 때때로 패스 과정에서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으로서는 칠레와의 경기 전까지 수비 지역의 패스 과정을 더 안정적으로 다듬어야 한다는 과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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