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에게 K리그가 한때 추억이 되어서는 안 된다.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우리 대표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여정이 마무리됐다. 선수단은 29일 오후 귀국 기자회견을 열었다. 세계 1위 팀 독일을 잡고 돌아왔다. 최선을 다하고 돌아온 코치진과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독일과의 경기를 마친 후에도 버스 정류장이나 버스 안, 지하철 안에는 독일 얘기로 가득했다. 온라인과 모바일 환경 안에서는 말 할 것도 없었다. 조현우와 손흥민이 가장 큰 영웅이 됐다. 독일의 반응을 지켜보기도 했고 우리 덕에(?) 16강에 진출한 멕시코의 반응을 보며 즐거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난 후 독일전 승리의 여운은 빠르게 식어가는 것 같다.

세네갈과 콜롬비아의 전반전 경기를 마친 후 잠시 집을 나와 바람을 쐬고 있었다. 윗집에 사는 지인이 집으로 돌아오며 마주쳐 인사를 나눴다. "뭐하고 계시냐"라는 질문에 "축구 보다가 나왔다"라고 대답했다. 지인은 "축구 이제 끝나지 않았느냐"라고 말했고 나는 "이게 직업이니까"라고 말했다. 더 좋게 표현할걸. 그래서 이 글의 제목을 저렇게 지었다. 축구는 계속되니까.

우리 대표팀의 이번 월드컵 일정이 끝났을 뿐이다. 다른 16개국의 축구협회는 지구를 떠받치는 형상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위해 전쟁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각국 대표팀의 슈퍼스타들이 뛰는 축구를 보는 것도 재밌긴 하지만 결국 남의 축구일 뿐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훑어보니 월드컵 기간 가장 심심해했던 이들이 있다. K리그 팬들은 월드컵 조별 예선 일정이 마무리되자 경기장을 찾을 마음에 좀이 쑤시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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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K리그1 시작은 조금 늦다. 일주일을 더 쉬고 7월 7일 토요일부터 15번째 경기를 시작한다. 당장 30일부터 6개 팀의 17번째 K리그2 경기가 열린다. 전반기 막판 아쉽게 1위 자리를 아산무궁화에 내줬던 성남FC가 부천FC1995 홈으로 건너가 원정에서 승점 사냥을 노린다. 휴식기 동안 가장 활발한 이적시장을 보냈던 서울이랜드FC는 오랜만에 잠실에서 수원FC를 맞이한다. 최하위 FC안양은 후반기 일정을 홈에서 시작한다. 이번 시즌 중위권에서 상위권까지 넘보는 안산그리너스를 만난다.

7월 1일이 되면 광주FC가 아산무궁화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광주는 이번 휴식기를 통해 울산현대의 김민규를 영입하면서 공격 자원을 늘렸다. 1위 팀 아산을 상대로 휴식기 훈련 성과를 내야 한다. 아산무궁화는 7월 전역자들이 끝까지 뛰고 싶어 하는 만큼 흥미로운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주세종이 월드컵 후일담을 동료들에게 전해준다면 선수들의 동기부여도 높아질 수 있다.

부산아이파크는 최전방 공격수가 줄부상을 당하는 악재 속에서 휴식기 동안 네덜란드 출신 발푸르트를 영입했다. 첫 경기부터 출전하게 될지, 또 발푸르트가 데뷔전에서 골을 기록하면서 부산의 고민거리를 해결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부산 원정을 떠나는 대전시티즌도 전반기 초반의 부진을 털고 후반기에 반등을 노린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K리그2 선수들도 세계 무대에서 충분한 활약을 펼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성남 윤영선의 수비력은 발군이었으며 주세종은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의 공을 빼앗아 손흥민의 골로 이어지는 패스를 찔러 넣었다. 그들의 소속팀이 이제 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위한 여정을 다시 시작한다. 팬들도 오래 기다렸다. 이제 남의 축구, 우리 축구 모두 즐기자. 어차피 축구는 계속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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