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는 시민체육공원을 지은 뒤 이 활용 방안을 고민 중이다. 올해 말 완공되는 경기장의 조감도. ⓒ용인시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내셔널리그 용인시청 해체와 용인시의 프로축구단 연고 유치 추진과 관련해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29일 <스포츠니어스>는 단독으로 "용인시가 제주 유나이티드의 연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용인시가 새로 개장하는 종합운동장의 활용을 위해 프로축구단 유치를 추진하고 있고 그 대상은 올해 말로 제주도와 연고지 계약이 종료되는 제주 유나이티드라는 것이다. 이 보도 이후 많은 축구팬들이 다시 떠오른 연고이전의 가능성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단독] 용인시, 제주유나이티드 연고 유치 추진 중

용인시의 현재 모습에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과거 용인시는 시민구단 창단 의사를 공공연히 드러내던 곳이었다. 실제로 내셔널리그 팀을 운영하고 있었고 용인축구센터라는 훌륭한 인프라를 갖춘 도시다. 인구도 1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도시 규모도 크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용인시청을 해체하더니 1년도 지나지 않아 프로 팀 창단이 아닌 '연고이전을 통한 프로 팀 유치'를 노리고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 연고 유치 추진 단독 기사를 보도한 <스포츠니어스>는 아예 처음부터 취재를 하기로 했다. 어째서 용인시가 이러한 선택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 필요가 있었다. 내셔널리그 용인시청 축구단의 해체 과정부터 현재 연고이전 추진에 이르기까지 용인시에서 벌어졌던 모든 일들을 가감없이, 그리고 최대한 자세히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하고자 한다.

시즌 초부터 솔솔 피어오른 용인시청의 해체설

2016 시즌 초부터 용인시청의 해체설은 솔솔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성적 부진이 가장 큰 이유였다. 상위권에 오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용인시청의 마지막 감독이었던 김종필 감독(FC안양 감독과 동명이인) 역시 이 사실을 조금씩 인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임 당시에는 해체에 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지만 2016 시즌 들어 김 감독에게 "성적이 좋지 않으면 해체될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그는 "성적을 내라"는 압박에 많이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용인시청은 나름대로 잘 운영되던 팀이었다. 내셔널리그 구단,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소속 구단이라는 특성상 많은 운영비를 확보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은 최대한 지원을 해주려고 노력했다. 게다가 용인에는 수준급 시설을 갖춘 용인축구센터가 있다. 선수들의 생활 환경은 내셔널리그에서도 좋은 편에 속했다. 실제로 <스포츠니어스>의 취재에 응한 몇몇 선수들은 "운동할 수 있는 환경만큼은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구단 내의 환경과 달리 운동장 바깥은 위험할 정도로 외풍이 불고 있었다. 시즌 초부터 해체설이 돌고 있었으니 선수단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前 용인시청 선수 A씨는 "초반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시즌이 갈 수록 점점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불안할 수 밖에 없다. 분명 영향을 끼친 부분은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순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5 시즌 승점 33점으로 6위를 기록했던 용인시청은 2016 시즌 승점 19점으로 최하위인 10위로 곤두박질쳤다. 팀이 그야말로 한 순간에 무너진 것이었다. 1년 사이에 승점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이는 결국 해체의 좋은 구실이 되어버렸다. 아직도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미안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 자신도 실업자가 되어버렸지만 자신을 믿고 따라준 선수들 역시 실업자가 됐기 때문이다.

불안한 미래에서 나온 해프닝, '수당 지급 불가'

이러한 불안감은 용인시청 축구단을 괴롭혔다. 내부는 평온해 보였다. 하지만 언제 해체될지 몰랐다. 게다가 성적도 썩 좋지 않았다. '성적 부진'이 해체설의 근거였기 때문에 불안감이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와중에 선수단의 분위기를 뒤흔드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수당을 놓고 선수단과 시청이 이견 차이를 보인 것이다.

내셔널리그 구단에서 뛰는 선수들의 연봉은 많은 수준이 아니다. 물론 구단에 따라 K리그 구단보다 많은 연봉을 지급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구단들, 특히 지자체나 공기업 구단은 연봉을 후하게 주기 어렵다. 따라서 선수들은 부족한 연봉을 수당으로 채우려고 노력한다. 연봉 계약을 맺을 때 승리, 득점 등 수당에 관한 계약도 같이 맺는다.

이는 하나의 동기부여였다. 과거 용인시청에서 뛰었던 선수 B씨 또한 인정했다. "최하위여도 수당에 대한 갈증은 항상 있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될 수 밖에 없다. 시즌을 끝까지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아직 경기가 남아있으니 최대한 많이 이겨서 수당을 많이 벌고 싶은 것이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다잡게 하는 존재인 셈이다."

그런데 용인시청이 시즌 중 갑자기 선수단에 "이제부터 수당을 지급하지 않겠다"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선수단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수당 또한 선수들의 생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B씨는 "우리는 전혀 몰랐다. 그저 시청에서 수당을 주기 힘들다고 통보했다. 굉장히 당황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용인시청의 수당 미지급 통보 이후 선수단은 보이콧까지 고려했던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하지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단기 계약직에 불과한 그들이 보이콧을 하게 된다면 결과는 어떻게 돌아올지 뻔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저 분노하며 화를 삭힐 수 밖에 없었다. "갑이 아닌 을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용인시청 축구단의 마지막 홈 경기 ⓒ 내셔널리그

그렇다면 용인시청은 왜 갑자기 수당 미지급을 통보했을까? 이 부분에는 몇 가지 오해가 있었다. 용인시청이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못한 것이었다. 여기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지역 사정에 능통한 관계자 C씨는 "예산 편성 상의 문제였다"라고 말했다. 알고보니 용인시 측이 시즌 전에 수당 명목으로 편성한 예산이 거의 다 소진된 것이다.

수당 예산을 편성할 때는 과거 구단의 기록과 성적을 바탕으로 한다. 용인시청이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내면서 편성분이 조기에 고갈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시청 측은 잔여 경기 수당에 대해 '50% 지급, 추경 예산 편성 후 잔여분 지급'이라는 제안을 했으나 김 감독의 반대로 수당을 100% 지급하며 추경 예산 편성에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추경 예산에서 용인시청의 수당을 추가로 편성해야할 일은 없었다. 이미 "시청이 수당을 주지 않는다"는 소문이 선수단 사이에서 돌았고 동기부여는 크게 저하된 상황이었다. 남은 경기에서 용인시청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야말로 '웃픈' 해프닝이 되어버린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단과 시청의 관계는 크게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없는 살림에도 담당 공무원들이 지원을 위해 발벗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이 해프닝이 터졌을 때도 김 감독과 관계자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인정하고 서로 노력하자"며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감독은 평소에 축구단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 D국장과 E과장에게 큰 고마움을 느꼈다는 것이 주변인들의 말이다. 특히 그들은 축구단의 해체 결정 이후에도 이를 막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하지만 선수단에 '최후의 보루'와도 같았던 그들 역시 시즌 중 갑작스레 다른 부서로 발령받아 자리를 옮겼다. 현장의 고충을 듣고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노력했던 그들의 발령은 선수단의 입장에서 굉장히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새로운 인물이 축구단에 파견됐지만 업무 파악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현장의 의견 대신 고위직의 목소리를 전달하는데 충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반대 불구하고 갑작스레 허공으로 날아간 '프로의 꿈'

11월 14일, 용인시청 선수단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듣는다. 팀을 해체한다는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통보였다. 선수들은 갑자기 짐을 싸야 했고 새로운 팀을 알아봐야 했다. 일부는 무사히 다른 팀으로 '이직'에 성공했지만 일부 선수들은 그대로 축구화를 벗기도 했고 한 동안 소속팀 없이 개인 훈련에 전념해야 하는 등 그들의 축구 인생에 큰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해체 소식에 지역 축구계도 당연히 발칵 뒤집혔다. 지역 축구인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해체에 반대했다. 용인시청 측에서 내세운 해체 사유는 '성적 부진'이었다. 20억 원의 예산을 들여서 축구단을 운영했지만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스포츠니어스>와 대화를 나눈 용인시 축구협회 장원석 회장은 "전혀 말이 안되는 얘기, 그저 핑계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일각에서는 과거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지방재정개편안'의 영향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재정 상태가 비교적 좋아 지방교부금을 받지 않는 불교부 지자체인 용인시, 성남시 등의 재정을 다른 지자체에 나눠주는 것을 골자로 한 것이 '지방재정개편안'이다. 하지만 지역 사정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똑같은 불교부단체인데 성남시는 프로축구단을 운영하고 용인시는 내셔널리그 팀을 해체했다. 단순히 그것이 해체의 원인이라는 것은 엄살이다"라고 지적했다.

반대의 목소리는 시 의회 등 점차 지역 사회로 퍼졌다. 하지만 시청 측은 요지부동이었다. 용인시 축구협회 장 회장은 "해체 당시 내가 가장 반대의 목소리를 크게 냈다"면서도 "해체를 막기 위해 정찬민 용인시장을 몇 차례 만났다. 하지만 해체를 막을 수 없었다. 내가 제 3자의 입장이었던 것도 있지만 시장이 우리 얘기를 듣지 않더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해체로 인해 선수들의 꿈이 날아갔다는 것이다. 용인시는 몇 년 전부터 프로축구단 창단설이 조금씩 등장하던 곳이었다. 실제로 정찬민 용인시장은 종종 프로축구팀 창단 의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용인시민의 축구 열기가 뜨겁다. 내 남은 임기 안에 시민의 마음을 모아서 프로축구단을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발언이었다. 충분히 창단 의향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이야기였다.

선수들 또한 이에 대해 기대감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돈을 위해서 용인시청에 온 것이 아니었다. 실제로 김 감독을 비롯한 용인시청 축구단 관계자들은 해체설이 등장하기 전 프로 입성에 대한 꿈이 있었다. 2017년까지 용인시청 팀이 내셔널리그에 참가하고 2018년부터 K리그 챌린지에 참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당시 용인시청에 기대감을 갖고 온 선수들이 꽤 있었다. 좋은 성적을 내면 프로로 갈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있었다. 감독님도 그런 생각이 있으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 굉장히 기대에 부풀어서 왔는데 갑자기 팀이 해체되니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좋은 선수들은 새로운 팀 찾으면 되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더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게 그들의 꿈은 허무하게 사라졌다.

선수들의 박탈감은 생각보다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수는 <스포츠니어스>와의 만남에서 "용인시청 축구단에 대해서 묻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너무나 고통스러운 기억이다. 내 인생에서 지우고 싶은 기억이기 때문에 양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내가 선택하고 원해서 간 팀이지만 굉장히 후회한다. 잘못된 선택이었다"라고 격정적인 감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용인시, 험멜 축구단 통한 창단 추진했다

취재 과정에서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용인시가 2016 시즌을 앞두고 용인 프로축구단 창단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만일 현실로 이루어졌다면 용인시청 축구단은 해체가 아니라 새로운 용인 프로축구단으로 승계됐을 가능성이 컸다. 게다가 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험멜 축구단의 역사 또한 이어갈 수 있었다. 용인시가 충주험멜과 손을 잡을 뻔했기 때문이다.

충주시를 연고로 삼았던 험멜 축구단은 충주와의 연고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이었고 지원금에 관한 이견으로 인해 다른 연고지를 물색하던 중이었다. 험멜 축구단 구단주 변석화 험멜 회장은 "지원금만 달라는 것이 아니다. 컨소시엄 등 다양한 형태의 구단 또한 고려하고 있다"라며 지자체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이에 용인시 축구계가 관심을 가진 것이다.

<스포츠니어스> 또한 험멜 축구단이 용인으로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재정이 비교적 탄탄한 용인시, 그리고 축구단 운영 경험이 풍부하고 적정 수준의 지원금이 필요한 험멜 축구단이 손을 잡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것이다.

[팩트리어트] 고양-용인, 그리고 험멜의 복잡한 머릿속

용인시의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었다. 시민구단 창단에 비해 운영비가 적게 든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용인 축구계는 용인시가 험멜 축구단의 운영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두 단체가 통합한 형태의 구단을 추진했다. 운영비도 적정 수준의 비율로 분담하고 운영권도 함께 나눠갖는 방식이었다.

험멜 측은 굉장히 호의적으로 나섰다. 특히 변 회장은 평소 친분이 있던 장원석 용인축구협회장에게 "나는 아무 조건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축구에 미친 놈일 뿐이다. 그냥 축구의 발전을 바랄 뿐이다. 용인시에서 창단의 의사만 준다면 전적으로 용인시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라고 말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현재 용인에는 프로축구단이 없고 험멜 축구단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용인시청, 특히 고위층이 창단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바람에 없던 일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지역 축구인들의 목소리, "용인시는 '발전적 해체' 책임져라"

용인시가 용인시청을 해체하면서 강조했던 것은 '발전적 해체'였다. 용인시청의 해체가 용인 축구가 더 발전하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현재 용인시의 선택은 '프로 팀 유치'다. 꿈도 잃고 직장도 잃은 사람들의 희생은 아직 밑거름이 되지 못했다. 한 지역 축구인은 "발전적 해체라는 것 다 '언플' 아니냐"고 격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제 지역 축구계는 한 목소리로 "용인에 프로 구단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하지만 연고이전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물론 시민구단 창단은 지역민의 혈세를 들이는 일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용인시청이 창단이 아닌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정찬민 용인시장의 임기가 약 1년 여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빠르게 프로축구단을 만드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 대해서는 두 가지 분석이 등장한다. 첫째는 용인시청 해체에 대한 부담감이다. 당시 지역 여론이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체를 밀어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안이 빠르게 등장하지 않자 정치적인 부담감을 느끼고 유치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또다른 의견은 지방선거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장 활용 방안과 프로축구단의 부재가 정치적으로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위험 요소인 만큼 이를 빠르게 해결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에서는 "시장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취임 초기부터 정 시장은 프로축구단을 '창단'한다고 공언했다. 그는 축구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육 관련 학과를 전공해 기흥구 축구협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용인시 생활 여성 축구 브랜드인 '줌마렐라 축구단'도 그의 작품이다. 일각에서는 '이 정도면 정 시장도 축구인'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최근 그의 행보는 아쉽다는 것이 용인 지역 축구인들의 반응이다.

<스포츠니어스>의 단독 보도 이후 지역 축구계는 '수면 위로 떠올라야 할 것이 떠올랐다"라는 반응이다. 용인시 축구협회 장 회장은 "<스포츠니어스> 보도 이후 기존 프로팀의 연고 유치에 관하여 4일 정찬민 시장을 만날 예정이다"라면서 "그 자리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지는 모르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그는 "개인적으로도, 지역 축구인들도 연고이전 유치 방식에는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연고이전을 통한 프로 팀 유치가 가시화될 경우 좀 더 조직적인 움직임을 준비하는 모습도 보인다. 만일 기업 구단이 용인으로 연고이전을 할 경우 양 측이 함께 조건을 조율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제공할 수 있는 카드를 맞춰보는 것이다. 클럽하우스 건립을 위한 부지나 비용, 경기장 대관 등이 이에 해당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협조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축구계 관계자는 "연고이전으로 들어오는 구단이 여러가지 협조를 부탁할 경우 정 시장은 흔쾌히 찬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 의회의 동의를 쉽게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역 축구계도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입장에서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올해 안에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든 밀고 나가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잘못된 부분이 많다"라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용인시, 현명한 판단 하라

지금까지 <스포츠니어스>는 용인시의 연고이전 추진 과정에 대해 꾸준히 보도했다. 더 이상 K리그에 연고이전과 같은 아픈 역사는 반복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용인시가 연고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더 졸속이었고 독단적이었다. 사람들에게 공감받을 만한 명분을 쉽게 찾기 어려울 정도다.

현재 용인시가 추진하는 '프로 팀 유치'로 포장된 연고이전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단순히 정치적 목적으로, 또는 그저 경기장 활용 방안으로 프로축구단을 유치하겠다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유치된 팀이 계속해서 용인시민과 동고동락하고 지역 사회에 건전한 문화를 창출할 수 있을까?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역 축구계와 지역 여론 또한 연고이전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더 이상 졸속으로 데려온 축구단은 지역에 어떠한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그들 역시 잘 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용인시가 팀 유치의 꿈을 버리지 않는 한 연고이전 시도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1년 후 선거, 지금 당장의 이익을 위해 팀을 유치해서는 안된다. 용인시는 1년짜리 팀이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100년을 지역 주민과 함께 울고 웃는 팀이 필요한 것인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더 이상 용인시청 축구단의 해체처럼 지역 축구계와 지역에 상처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용인시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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