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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성남=홍인택 기자] 전북현대 공격수 구스타보가 출전 시간에 대한 불만을 네 골로 증명했다. 김상식 감독도 오랜만에 환한 표정으로 웃었다.

전북현대 구스타보는 6일 현충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성남FC와의 경기에서 무려 네 골을 기록하며 본인의 가치를 증명했다. 전북현대는 구스타보의 네 골과 백승호의 프리킥 골로 성남에 5-1 대승을 거뒀다.

최근까지도 전북은 빈공에 시달렸다. 시즌 초반만 해도 일류첸코가 높은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대활약을 펼쳤고 전북이 승리할 수 있었지만 최근 8경기에서 전북의 공격이 통하지 않으면서 8경기 동안 승리하지 못했다. 그 속에서 구스타보는 출전 기회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성남FC와의 경기가 열리기 전 김상식 감독은 위기를 벗어나고자 선발 명단에 변화를 줬다. 그동안 선발로 뛰던 일류첸코는 벤치에서 출발하게 됐고 구스타보가 이지훈과 투 톱으로 발을 맞추며 선발로 뛰었다. 김상식 감독은 경기 전부터 구스타보 선발 기용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김상식 감독은 "구스타보가 출전 시간이 적다고 말했다"라며 그동안 구스타보의 보이지 않는 시위가 있었음을 전했다. 김 감독은 "경기 감각 면에서 출전 시간을 많이 줄 필요가 있다. 본인도 부상이 없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라며 귀띔했다.

막상 경기가 시작하자 구스타보는 날아다녔다. 전반 15분 백승호의 프리킥 골이 터지자 마자 3분 만에 팀의 프리킥 기회를 머리로 연결하며 성남 골망을 흔들기도 했다. 비록 첫 번째 골은 오프사이드로 취소되었지만 후반전부터 구스타보의 발끝과 머리끝이 불을 뿜었다.

후반 6분 박스 안까지 올라온 이유현이 낮게 패스했고 이를 일류첸코가 흘리면서 구스타보가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23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골, 후반 27분에도 구스타보가 한 골을 추가해 K리그 첫 해트트릭 기록을 달성했다.

구스타보는 해트트릭에도 만족하지 않았다. 후반 38분 구스타보가 네 번째 골을 기록했다. 부심이 오프사이드를 의미하는 깃발을 들었지만 VAR 판독 이후 득점으로 인정되면서 네 번째 골이 터졌다. 이날은 그야말로 구스타보의 날이었다.

구스타보는 득점 이후 재밌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보통 선수들은 득점을 기록하면 감독에게 달려가 감독에게 안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구스타보는 김상식 감독에게 달려가면서 김상식 감독을 밀치는 장면을 연출했다. 일종의 장난기 섞인 '시위'였던 셈이다. 김상식 감독도 "그런 기분 좋은 시위라면 언제든지 아무때나 해도 된다"라며 웃었다.

'출전 시간을 늘려달라'던 구스타보의 요구는 본인이 실력을 증명하면서 이유있는 요구로 드러났다. 그동안 빈공과 함께 무승에 시달렸던 긴 터널을 구스타보가 뚫어낸 셈이다. 김상식 감독은 기자회견 내내 차분했지만 기자회견을 모두 마치자 엄청난 큰 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며 오랜만에 환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그만큼 구스타보의 네 골은 여러 사람은 살린 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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