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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안양=홍인택 기자] 안양 팬들이 심판 판정에 거칠게 항의한 반면 이우형 감독은 심판들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20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FC안양과 대전하나시티즌의 경기에서는 대전이 박진섭의 헤딩골을 묶어 2연패를 끊고 승점 3점을 챙기는 데 성공했다. 이날 안양은 정준연과 백동규가 퇴장 당하며 수적 열세로 경기에 임해야 했다.

정준연은 전반 이른 시간에 퇴장을 당했다. 박진섭과 공을 경합하는 과정에서 타이밍이 살짝 늦으며 결과적으로 박진섭에게 거친 태클을 범하게 됐다. 홈 팬들 앞에서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예고했던 이우형 감독의 계획은 전반 11분 만에 수정될 수밖에 없었다.

한 명 부족한 안양은 최대한 기회를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대전에 한 골 실점하면서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안양은 후반전 조나탄을 투입하면서 점차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에 대전도 바쁘게 움직이며 안양의 역습을 대비하는 모습이 나왔다.

하지만 파울 판정이 있을 때마다 팬들의 불만은 높아져 갔다. 안양 팬들의 주된 불만은 심판의 카드였다. 안양 팬들은 안양의 좋은 역습 기회를 대전이 끊어낸 장면에 대해 경고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육성응원에 대한 자제 조치가 내려졌지만 팬들은 판정이 있을 때마다 심판진에 많은 비난을 던졌다.

팬들의 불만은 후반 33분부터 점점 심해졌다. 공의 소유권을 따내기 위한 경합에서 백동규의 파울이 주체 없이 경고를 받은 것. 그러나 주심은 VAR과 소통 후 VAR 판독을 통해 퇴장으로 번복했다. 결국 백동규도 쓸쓸히 고개를 숙이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불만이 정점에 달한 지점은 후반 40분 쯤에 나왔다. 교체 투입된 타무라가 전방에서 속도를 높이며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대전 측이 백패스를 하는 듯한 장면이 있었고 골키퍼가 공을 잡는 모습이 나왔다. 의도된 백패스가 아니었지만, 타무라를 비롯해 그 장면을 지켜보던 안양 팬들과 안양 벤치는 모두 간접 프리킥을 주장했다. 심판의 판정은 경기 속행이었다. 그 장면 이후 팬들은 경기 종료 시점까지 심판진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일은 경기 종료 후 터졌다. 심판이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동선을 향해 일부 팬들이 달려와 심판을 향해 큰 소리로 항의했다. 다행히 팬들과 심판 동선의 구역은 분리되어 있었지만 충분히 서로의 얼굴이 보이는 거리였다. 팬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보안 인력이 빠르게 팬들을 진정시켰지만 팬들은 계속 심판진의 동선을 따라 항의를 이어갔다.

벤치에서는 백패스 관련 장면으로 류병훈 코치가 거칠게 항의하다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이우형 감독은 이후 기자회견 자리에 찾아와 경기를 총평하고 곧바로 심판 판정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우형 감독은 정석을 택했다. 이 감독은 K리그 심판에 대한 존중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 K리그 심판들이 수준이 높기 때문에 심판에 대해선 절대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 앞으로도 공정한 판정을 보면서 경기를 계속 이끌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다소 뾰족한 질문을 부드럽게 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우형 감독은 오히려 홈 팬들에게 준비한 축구를 보여주지 못한 점에 더 크게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홈에서 승리가 없어 굉장히 안타깝다. 팬들에게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승리를 안겨드리고 싶다"라며 아쉬워했다. 경기 후 펼쳐진 팬들의 살벌한 항의와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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