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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전주=김현회 기자]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논란에 휩싸인 기성용이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해 “그런 일은 절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정면돌파에 나섰다.

기성용은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 FC서울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개막전에 선발 출장해 전반 36분 교체됐다. 경기 후 서울 박진섭 감독은 “기성용이 동계훈련 때부터 근육에 무리를 느꼈다”면서 “오늘 무리시키고 싶지 않아 일찍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는 전북이 2-0으로 승리한 가운데 경기 종료 후 양 팀 감독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경기 후 양 팀 감독 기자회견과 함께 통상적으로 이날 경기 수훈 선수를 취재진이 상의해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이날은 전북의 홈 경기였고 전북이 승리를 거둬 전북 선수 중 한 명이 기자회견장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았다. 논란에 휩싸인 기성용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취재진도 많았지만 선뜻 기성용을 기자회견장에 앉히기란 쉽지 않았다. 경기 후 기성용을 기자회견 주인공으로 지목한 취재진은 없었다.

그런데 양 팀 감독 기자회견이 끝난 뒤 FC서울 관계자가 기자회견장 앞으로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는 “기성용 선수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면서 “잠시 후 이곳으로 올 예정이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순간 기자회견장이 술렁였다. “와, 정면돌파하네”라는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기성용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입을 열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없었기 때문에 기성용의 선택은 놀라웠다.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기성용은 차분히 음료수를 한 모금 마셨다. 서울 구단 관계자도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원정팀 자격으로, 패한 경기에서, 36분간 뛴 선수의 기자회견을 진행하려니 모든 게 조심스러웠다. 홈팀 관계자가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날은 사안이 사안인 탓에 서울 관계자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이 기자회견은 제가 진행하겠다”면서 “먼저 이 자리를 내준 전북현대 구단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기자회견석에 앉은 기성용은 차분히 말을 시작했다. 짧게 경기 총평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게 통상적이지만 기성용은 어떤 질문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약 20여 분간 말을 이어나갔다. 기성용은 “내가 직접 기자회견을 요청했다”고 입을 연 뒤 “뒤에 숨지 않고 당당히 나서고 싶어서 인터뷰 요청을 했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절대 성폭력을 저지를 적도 없고 협박이나 회유를 한 적도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러면서 기성용은 “나는 뒤에 숨고 싶지 않다. 당당하다”면서 “언제든 궁금한 게 있으면 대답할 수 있고 언제든 앞에 설 수 있다. 질문하시면 언제든 답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기성용은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한 뒤 질문을 받았다. 막힘 없이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이어나가면서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기자회견을 자청한 기성용은 정면으로 이 문제를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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