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과연 어느 팀이 가성비 좋은 축구를 선보였을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 시즌 K리그 21개 팀의 연봉 자료를 공개했다. 선수단 연봉은 기본급과 각종 수당(승리수당, 무승부수당, 출전수당, 공격포인트 수당 및 기타 옵션 등)을 모두 포함한 실지급액을 기준으로 산출됐고 군 팀인 상주상무는 이번 합산에서 제외됐다.
산출 대상은 2020시즌 전체 기간 동안 각 구단에 등록된 적이 있는 모든 선수들이다. 예년에는 시즌 종료시점 현재 각 구단에 등록되어 있는 선수들만 산출 대상에 포함했으나, 올해부터는 시즌 중도에 이적이나 임대, 계약해지 등으로 퇴단한 선수들에게 지급된 연봉까지 모두 포함했다. 수당은 2020시즌 K리그와 FA컵 경기에 대한 수당이 포함됐다.
2020시즌 K리그1 11개 구단 소속 선수 전체(국내-외국인 선수 포함) 연봉 총액은 952억 422만 5천원이며,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 9917만 2천원이다. K리그2 10개 구단의 연봉 총액은 421억 396만 7천원이었고,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 686만 3천원이었다.
그렇다면 각 팀은 승점 1점 당 얼마의 금액을 지출했을까? <스포츠니어스>는 K리그1 11개 구단과 K리그2 10개 구단들이 올 시즌 사용한 선수단 연봉 총액을 각 팀들이 얻은 승점으로 나눠 계산해봤다. 지금까지 <스포츠니어스>는 매년 이런 방식으로 승점 당 들인 비용을 계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당이 포함됐기 때문에 좀 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K리그1과 K리그2 모두 승점 1점 당 들인 비용이 작년에 비해 상당히 올랐다. 이유는 간단했다. 올 시즌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라운드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38라운드로 진행되던 K리그1은 27라운드로 마무리됐고 K리그2 또한 36라운드에서 27라운드로 줄어들었다. 이 점은 감안해야 한다. 게다가 단순 계산이기 때문에 이것이 모든 효율성을 증명한다고 말할 수 없다.
2020 K리그1의 두드러진 '가성비'
올 시즌 K리그1에서는 투자 대비 승점 효율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지난 시즌 승점 1점을 얻기 위해 가장 많은 돈을 들인 팀은 전북현대였다. 당시 전북은 승점 1점당 약 2억 9만원을 지불했다. 2위 울산은 승점 1점 당 약 1억 5,180만원을 사용했다. 두 팀의 승점 1점 당 들인 비용은 제법 올랐다. 전북은 1점 당 약 2억 8,200만원을, 울산은 2억 5,700만원을 들였다.
하지만 승점 1점 당 비용을 두 팀보다 더 쓴 곳이 있다. 바로 FC서울이다. 선수단 총 연봉으로 94억 2천만원 가량을 지출한 서울은 올 시즌 승점 29점을 따냈다. 승점 1점 당 들인 비용이 무려 약 3억 2,500만원에 달한다. 물론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야 하지만 <스포츠니어스>가 계산한 이래로 승점 1점 당 3억원이 넘는 사례는 처음이었다.
반면 파이널A에 진출한 팀들의 효율성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파이널B 진출팀이 모두 승점 1점 당 2억원이 넘는 돈을 쓴 것에 비해 3위 포항은 1점 당 1억 5,500만원을 지출했고 5위 대구는 1점 당 1억 7,900만원, 6위 광주는 1점 당 1억 8,100만원을 썼다. 4위로 올 시즌을 마감한 상주상무는 말할 것도 없다.
결론적으로 K리그1에서 가장 가성비 좋은 축구를 한 팀은 포항이었다. 포항은 1점 당 약 1억 5,500만원을 지출했다. 총 연봉으로만 따졌을 때는 수원, 서울보다 적고 인천, 강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올 시즌 3위를 차지하며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했고 영플레이어상과 감독상 등 상도 휩쓸었다.
이에 비해 파이널B 진출팀의 효율성은 상당히 떨어졌다. 8위 수원삼성이 승점 1점 당 2억 8,100만원을 지출하며 전북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줬고 11위 인천유나이티드는 1점 당 2억 7,500만원을 쓴 셈이었다. 단순히 계산으로 도출했을 때 1위 전북, 2위 울산보다 가성비가 떨어지는 팀이 속출했다.
K리그2 안양의 극과 극 효율, 수원FC의 약진
K리그2에서는 투자를 많이 한 팀이 좋은 성적을 낸다는 것을 보여줬다. 1위 제주는 승점 1점 당 약 1억 2,300만원을 사용했고 3위 경남FC가 1점 당 약 1억 7,800만원, 4위 대전하나시티즌이 1점 당 약 1억 7,600만원을 지출했다. 많은 돈을 들인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이 명제에 반하는 두 팀이 있다. 바로 수원FC와 FC안양이다.
수원FC는 최고의 효율을 보여줬다. 선수단 총 연봉으로 38억 6천만원을 썼지만 승점 54점을 따내면서 승점 1점 당 약 7,100만원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시즌 막판까지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경쟁한 다섯 개 팀 중에 가장 효율적인 성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서울이랜드도 승점 1점 당 약 9,300만원을 기록하며 투자 대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반면 안양은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다. 지난 시즌 승점 1점 당 약 3,600만원을 쓰며 최고의 효율을 자랑했던 안양은 올 시즌 승점 1점에 약 1억 3,800만원을 들였다. 리그 축소를 감안해야 하지만 무려 1점 당 1억원 가까이 뛴 셈이다. 7위 안산이 승점 1점 당 6,900만원 밖에 쓰지 않았다는 것과 극명한 차이가 드러난다.
대체적으로 K리그2 대부분의 구단은 승점 1점 당 1억원 안팎의 비용을 쓴 것으로 계산됐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경남과 대전은 적극적인 투자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총 연봉을 비교했을 때 경남(약 69억원)과 대전(약 68억원)이 들인 금액은 K리그1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한 대구(약 67억원)보다 많았다.
K리그1 (승점 1점 기준당 사용한 금액)
1. 포항 - 승점 50점 (약 1억 5,500만원)
2. 대구 - 승점 38점 (약 1억 7,900만원)
3. 광주 - 승점 25점 (약 1억 8,100만원)
4. 성남 - 승점 28점 (약 2억 1,100만원)
5. 강원 - 승점 34점 (약 2억 1,400만원)
6. 부산 - 승점 25점 (약 2억 3,400만원)
7. 울산 - 승점 57점 (약 2억 5,700만원)
8. 인천 - 승점 27점 (약 2억 7,500만원)
9. 수원삼성 - 승점 31점 (약 2억 8,100만원)
10. 전북 - 승점 60점 (약 2억 8,200만원)
11. 서울 - 승점 29점 (약 3억 2,500만원)
K리그2 (승점 1점당 사용한 금액)
1. 안산 - 승점 28점 (약 6,900만원)
2. 충남아산 - 승점 22점 (약 7천만원)
3. 수원FC - 승점 54점 (약 7,100만원)
4. 부천 - 승점 26점 (약 9,303만원)
5. 서울이랜드 - 승점 39점 (약 9,347만원)
6. 전남 - 승점 38점 (약 1억 700만원)
7. 제주 - 승점 60점 (약 1억 2,300만원)
8. 안양 - 승점 25점 (약 1억 3,800만원)
9. 대전 - 승점 39점 (약 1억 7,600만원)
10. 경남 - 승점 39점 (약 1억 7,8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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