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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수원=김현회 기자] 도대체 설기현 감독 발언의 진실은 뭘까.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0 승격 플레이오프 수원FC와 경남FC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수원FC가 4년 만에 다시 K리그1으로 극적으로 승격을 확정지었다. 시즌 막판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던 경남FC는 결국 승격 도전을 다음 시즌으로 미뤄야 했다. 특히나 경남FC와 설기현 감독은 후반 종료 직전 수원FC에 선언된 페널티킥이 두고 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적지 않은 의문이 나온 경기였다. 설기현 감독이 기자회견장에서 했던 말이 다르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특히나 민감한 심판 판정에 대한 질문에 설기현 감독의 답변은 전혀 다른 뉘앙스로 전해졌다. 설기현 감독이 “심판 판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매체도 있었고 그가 “심판 수준이 아쉽다”고 비판했다는 매체도 있었다.

<스포츠니어스>는 설기현 감독의 발언을 “여러나라를 경험했지만 우리나라 심판들의 수준을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 정확히 보셨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런 부분이 나오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또 다른 매체에서는 “여러 나라를 가봤지만 우리나라 심판 수준에 대해 아쉽다. 앞으로 그런 부분이 나오면 안 될 듯하다”라고 전혀 다른 뉘앙스로 설기현 감독의 발언을 보도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수원FC 기자회견장이 수용 인원을 초과하는 기자들이 몰려 들었기 때문이다. 수원FC 기자회견장은 약 15명 가량을 수용할 수 있지만 이날은 경기가 워낙 중요했던 탓에 두 배가 넘는 서른여 명의 기자들이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방송국 카메라도 여기저기 설치됐고 가뜩이나 겨울이라 다들 두터운 외투를 입고 있어 동선도 자유롭지 못했다. 기자회견장이 수용 인원을 가득 채워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지 못한 취재진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진행된 설기현 감독의 기자회견은 다소 짧게 마무리됐다. 승격에 실패한 팀의 감독이기 때문에 긴 시간 기자회견이 진행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마스크까지 착용한 설기현 감독의 발언이 좁은 공간에 꽉 들어찬 기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더군다나 설기현 감독은 말이 다소 빠른 편이고 이날따라 경기가 원하는대로 풀리지 않아서인지 목소리도 작았다. 그러다보니 설기현 감독의 발언을 전혀 다른 뉘앙스로 보도한 매체들이 있었다.

이는 취재진에게만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 이날 경기를 담당한 최윤겸 경기 감독관도 설기현 감독의 발언을 제대로 듣지 못해 애를 먹었다. 경기 감독관은 기자회견을 지켜보며 혹시라도 심판 판정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올 경우 이를 연맹에 보고해야 한다. 심판 판정을 비난할 경우 연맹에서 제재금 부과 등의 징계가 내려지는데 이는 경기 감독관의 보고 이후 상벌위원회를 통해 이뤄진다. 그만큼 경기 감독관이 감독의 기자회견을 철저하게 듣고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날 취재진이 대거 몰려들면서 기자회견장은 더 이상 사람이 들어오지 못할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최윤겸 경기 감독관도 설기현 감독의 발언을 제대로 들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오히려 최윤겸 경기 감독관이 기자에게 “마지막 질문이 심판 판정에 관한 것이었는데 혹시 어떤 답변이 나왔느냐”고 물을 정도였다. 워낙 기자회견장이 복잡해 최윤겸 경기 감독관과 복도로 나가 <스포츠니어스> 기사를 보여주며 “문제 있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기자회견 전문을 확인시켜줘야 했다.

최윤겸 경기 감독관도 <스포츠니어스>의 설기현 감독 기자회견 내용을 쭉 훑어본 뒤 “설기현 감독의 발언은 문제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제대한 아들 ‘샤이니’ 민호 군의 안부를 묻자 “제대하자마자 곧바로 스케줄이 많아져서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면서 “민호가 축구장에 더 자주 오고 싶어한다. 소속사와 일정을 조율해 봐야겠지만 아버지도 이런 일을 하고 있으니 자기가 한국 축구와 K리그를 위해 무언가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한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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