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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이역만리 카타르에서도 훈훈한 정은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니어스>와의 통화에서 '절충형 미드필더' 이용래는 뜬금없이 친정팀 수원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용래는 과거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수원삼성에서 활약한 바 있다. 그가 수원을 언급한 것은 다름아닌 김밥 때문이었다. 이용래는 "얼마 전(22일) 호텔에서 최원창 프로를 비롯한 수원 구단 관계자들이 내게 김밥을 갖다줬다. 정말 고맙다"라고 말했다.

ACL에 출전한 각 팀들은 선수들의 컨디션을 위해 먹는 것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제약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입맛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치앙라이에서 '용병' 신분인 이용래는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 한식을 맛보기 어렵다. 태국 선수들이 대부분이기에 주로 태국 요리가 많이 나온다. 그런 와중에 김밥을 선물 받은 것이다.

이 이야기에 대해 수원 최원창 프로는 "그저 챙겨줬을 뿐인데 살짝 민망하다"라고 웃으면서 뒷이야기를 전했다. 수원의 식탁에 김밥이 등장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22일은 수원의 ACL 광저우전 당일이었다. 선수단의 영양 보충을 위해 탄수화물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구단에서 김밥을 맞춘 것이다.

수원 구단은 선수들에게 김밥을 먹이면서도 이용래를 잊지 않았다. 최원창 프로는 넌지시 이용래에게 "혹시 김밥 좀 먹을래?"라고 물어봤고 이용래는 반색하면서 김밥을 환영했다. 최원창 프로는 쑥스럽게 웃으면서 "치앙라이에 조준호 GK코치도 있다. 그래서 두 명의 김밥을 김진훈 팀장이 챙겨다줬다"라고 전했다.

물론 한국인이 가까이 있기에 김밥을 챙겨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수원은 과거 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를 잊지 않았다. 그 마음을 담아 김밥이라는 작은 선물을 챙겨준 것이다. 수원 구단 관계자도 "당연히 과거 우리 팀에서 뛰었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용래는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양상민 등 수원 선수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ACL이 끝나면 태국으로 향한 이후 한국으로 와야 하는 이용래를 위해 수원 선수들은 자가격리 등 한국의 코로나19 상황 등의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에서 타지 생활을 하는 이용래를 향한 격려 또한 잊지 않았다.

지난 광저우와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두며 희망을 엿본 수원은 ACL에서도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수원 구단도 김밥 뿐 아니라 다양한 한식으로 선수단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위해 경기 전날에 주로 한식을 먹고 있다"면서 "김치찌개도 먹고 갈비찜도 먹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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