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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따뜻한 곳으로 내려가는 K리그, 화두는 역시 '방역'이다.

2021시즌을 앞두고 진행되는 이번 전지훈련에는 새로운 유행이 생겼다. 코로나19로 인해 22개 전 구단이 국내 전지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기존에는 상당히 많은 구단들이 태국, 터키, 일본 등 좀 더 따뜻한 곳을 찾아 해외로 나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해외에 가기 쉽지 않아졌다. 어렵게 해외를 가더라도 귀국 후 2주 자가격리라는 부담도 따른다.

그래서 모든 구단들이 국내 전지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장소도 다양하다. 겨울 전지훈련의 메카라 불리는 제주도를 비롯해 남해, 부산 기장, 순천 등에 캠프를 차릴 예정이다. 일부 신선한 곳도 눈에 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1월 7일부터 24일까지 진도 전지훈련을 계획했고 안산그리너스는 전라남도 고흥군(일정 미정)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축구 뿐 아니라 수많은 스포츠 팀들이 국내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떠나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국내 전지훈련이라고 마냥 마음 편하게 머무를 수는 없다. 코로나19 방역 때문이다. 최근 한국도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다. K리그 각 팀은 빠르면 12월 중순부터 전지훈련에 돌입한다. 전지훈련장이 코로나19에서 안전하다는 법은 없다. 게다가 K리그의 경우 수십 명의 인원이 전지훈련장에서 합숙한다. 한 번 감염되면 집단 감염으로 이어지는 취약한 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구단들은 전지훈련장에서 선수단의 방역을 관리하면서 동시에 해당 지역의 코로나19 팬데믹 여부도 촉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에 확진자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전지훈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훈련장 사용이 제한되거나 최악의 경우 합숙이 금지된다면 그보다 난감한 상황은 없을 것이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구단들만큼 긴장하고 있는 곳은 바로 전지훈련장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다. 어쨌든 그들의 입장에서는 수많은 외부인이 자신들의 지역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전지훈련단의 방문으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방역 측면에서는 바짝 긴장할 일이다. 그래서 각 지자체에서는 발열 체크와 방역 작업 등을 더욱 철저히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K리그 전지훈련에는 연습경기 등에 대한 제약이 더욱 많아질 예정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연습경기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엄격히 세웠다"면서 "같은 지역에서 훈련하고 있는 팀들 간의 연습경기는 허용되지만 타 지역으로 원정 연습경기를 가거나 타 지역에서 훈련하는 팀을 부르는 것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다.

그렇기에 이번 전지훈련은 예년과 달리 외부인의 출입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 구단은 시즌을 시작하기 전 팬들을 전지훈련장으로 초청하는 등의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스카우트와 에이전트 등 외부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팬들을 초청하는 행사 등은 이번 전지훈련에서 진행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올 시즌이 예년에 비해 일찍 끝났기 때문에 제법 많은 구단들이 일찌감치 전지훈련을 준비해왔다. 부쩍 높아진 경쟁률 때문에 전지훈련장을 구하느라 애를 먹었던 구단들은 이제 장기간 진행되는 전지훈련에서 방역이라는 또다른 험준한 산을 넘어야 한다. 무엇보다 방역이 잘 돼야 내년 준비를 착실히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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