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안산=조성룡 기자] 안산그리너스 김길식 감독이 퇴장을 당했다.

2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안산그리너스와 대전하나시티즌의 경기에서 홈팀 안산은 후반전 대전 박인혁에게 선제실점한 이후 정희웅에게 페널티킥으로 추가 실점하며 1-2로 패배,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연승을 달리던 안산은 이번 경기 패배로 상승세가 아쉽게 마무리됐다. 여기에 김길식 감독이 퇴장을 당한 것은 향후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제의 장면은 후반 19분 경 벌어졌다. 대전의 코너킥 상황에서 키커 조재철이 올려준 공을 최재현이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 공은 혼전 상황의 선수들을 스쳐 지나갔고 골문 바로 앞에 있던 박인혁이 살짝 방향만 바꿔 안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 순간 부심의 깃발이 올라갔고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안산이 곧바로 역습에 나섰지만 안재훈 주심이 경기를 멈췄다. 그리고 VAR과 교신을 시작했다.

중계화면 상으로 대전의 득점 장면은 오프사이드로 판정하기 어려웠다. 최재현이 슈팅을 하는 순간 박인혁은 분명 골문 앞에 있었다. 하지만 코너킥 수비에 가담했던 펠리팡이 박인혁보다 더 골문에 가까운 선상에 위치한 것으로 보였다. 어느 정도 각도가 틀어진 화면이기에 확실한 판단은 하기 어려웠다.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안재훈 주심은 해당 장면 이후 긴 시간 동안 VAR과 교신했다. 약 3분이 걸렸다. 장시간 판독을 한 이후 주심은 대전의 득점을 선언했다. 그러자 김 감독이 격앙됐다. 득점 판정이 나오자마자 김 감독은 마스크까지 벗어던지고 격하게 항의하며 대기심 쪽으로 걸어갔다. 이를 본 코칭스태프가 황급히 뒤에서 김 감독을 감싸안으며 제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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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 감독은 계속해서 큰 소리로 항의했다. 안산 선수들은 자신의 진영에 모여 서서 불만 섞인 표정을 지었다. 계속해서 김 감독의 항의가 이어지자 안재훈 주심은 김 감독에게 경고를 꺼내들었다. 코칭스태프는 여전히 김 감독을 감싸안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상황이 진정될 줄 알았지만 김 감독은 벤치 바깥쪽으로 잠시 나가며 벤치 의자를 한 차례 걷어찼고 물병 또한 걷어찼다.

항상 신사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김 감독의 이런 행동은 굉장히 놀라웠다. 평소 김 감독은 쉽게 큰 소리를 내는 인물이 아니다. 경기 중에 심판진에게 어필을 할 때는 많지만 대기심이 다가와서 간단히 설명을 하면 웃으면서 어깨를 두드리는 것이 김 감독의 평소 모습이었다. 그런데 김 감독의 이날 모습은 전혀 달랐다. 충격적일 정도였다. <스포츠니어스>의 취재 결과 김 감독이 분노한 것은 판정의 여부가 아닌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감독이 물병을 걷어찰 때 안재훈 주심의 시선은 정확히 그 쪽을 향해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잠깐의 교신 이후 주심은 다시 한 번 안산의 벤치 쪽으로 걸어갔다. 코칭스태프가 황급히 주심을 만류했지만 주심이 마음을 먹은 이상 이를 바꾸기는 어려웠다. 결국 안재훈 주심은 레드카드를 꺼내들며 김 감독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이번 경기 퇴장으로 김 감독은 K리그 무대에서 감독으로 첫 퇴장을 당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경기 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할 수 없다"라면서도 "주심의 판정은 존중해야 한다. 내가 말할 것은 없다. 선수들이 땀 흘리는 상황에서… 그래도 참 아쉽다"라고 짧게 말했다. 추석 명절 전 중위권 도약을 위해 필승을 다짐하며 열심히 준비했던 김 감독은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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