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그는 축구선수일까 블로거일까.

K리그에는 많은 선수들이 블로그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인천유나이티드의 김도혁을 비롯해 제주유나이티드 안현범, 수원삼성 양형모 등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각 선수의 취향에 따라 콘셉트도 다르다. 하지만 정말 블로그를 '제대로' 운영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안산그리너스에서 뛰고 있는 연제민이다.

연제민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연제민의 블로그 첫 화면은 남들과도 다르다. '프로직관러'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는 연제민은 알고보면 '네이버 인플루언서'다. 제법 다른 파워블로거만큼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축구하기에도 바쁜데 연제민은 어떻게 블로그를 탄탄하게 운영하고 있을까?

<스포츠니어스>와의 통화에서 안산 연제민은 "지금까지 별 다른 취미가 없어서 새로운 취미를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하던 중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웃었다. 그는 "그저 축구를 모르는 분들께 축구와 K리그를 알려드리자는 마음으로 블로그를 했다. 글을 쓰는 것이기에 다른 글도 많이 보고 배웠다. 그게 지난 3~4월이었다"라고 말했다.

연제민은 그렇게 하루에 한두 개 정도의 글을 블로그에 게재했다. 반 년도 되지 않아 인플루언서까지 차지한 셈이다. 비결에 대해 묻자 그는 "글에 대해 조언을 해주시는 분이 한 번 도전하라고 하시더라"면서 "다른 분야에 비해 축구 포스팅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신청을 했는데 합격했다. 그래서 블로그를 더 활발하게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가 블로그를 키울 수 있었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소통'이다. 실제로 연제민과 블로그를 통해 소통하는 블로거들은 안산 경기를 찾아 응원하기도 했다. 연제민은 "초반에는 글을 쓰는 것보다 소통을 더 많이 했다"라면서 "요즘에는 시간이 없지만 그래도 최대한 소통하고 있다. 덕분에 나에 대해 아는 분이 늘어나면서 경기장에 오신 분도 있고 기존에 알고 계신 분들도 더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 안산그리너스 제공

이렇게 노력하는 연제민에게 인플루언서 자격은 일종의 상이다. 그 또한 "좀 더 많은 분들이 블로그에 찾아오신다. 블로그 노출이 잘된다"라고 뿌듯해하면서 "내 이름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인플루언서라고 뜬다. 주위 사람들도 인플루언서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 팀 동료들도 내 이름을 검색하고 발견해 많이 묻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연제민은 블로그에 정말 다양한 주제의 글을 쓴다. 축구 뿐 아니라 음악과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다룬다. 얼마 전에는 가수 손담비의 패션을 분석하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하자 연제민은 "원래 목적은 축구와 K리그를 더 많이 알리고자 하는 것이다"라면서도 "요즘에는 코로나19 시국으로 인해 다른 영역도 소개해드리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포스팅을 해보며 느꼈다. 노래도 영화도 하고 예능 프로그램도 조금씩 하고 있다. 다른 분들이 이런 주제를 통해 내 블로그에 들어왔다가 축구에 대해 알아가셨으면 하는 마음에 그렇게 다양하게 쓰고 있다"라고 전했다. 바이럴 마케팅 담당자가 할 법한 이야기를 축구선수가 하고 있다.

이어 그는 "내가 쓰는 것들은 개인적으로 워낙 좋아하는 분야다"라면서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인터넷으로 검색을 한 다음 내 느낌대로 정리해서 글을 작성한다. 내가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찾아보고 배운 정보들을 블로그 이웃과 함께 공유한다는 느낌으로 쓰고 있다"라고 전했다.

단순히 취미로 블로그를 시작한 연제민은 이제 나름대로 전문가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블로그 전략에 대해 "연관 검색어를 주로 활용한다"라면서 "연관 검색어는 그만큼 사람들에게 많이 노출돼 있다는 뜻이다. 이를 활용하면 더 많은 분들이 보게 된다. 연관 검색어에 관한 주제를 정성들여 작성하면 검색창 상단에 노출된다. 나 또한 더 많은 정보를 보며 시야가 넓어진다"라고 입을 열었다.

또한 연제민은 "제목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한다. 더 많은 분들이 들어와서 축구에 대해 보고 가셨으면 좋겠다"라면서 "한 번은 상주상무의 K리그2 강등에 대해서 쓴 적이 있다. 상주에 친구들도 많고 기사도 많이 본 것을 토대로 잘 모르시는 분들이 쉽게 이해하고 갈 수 있도록 글을 쓰고 제목도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도록 고민해서 짓는다"라고 소개했다.

이 정도면 블로그로 광고 수익을 올리고 유튜브라는 영역에도 도전할 수 있다. 그러자 연제민은 멋쩍게 웃더니 "광고 수익은 몇백원에서 많아야 몇천원 정도다. 수익 생각은 안했다"라면서 "유튜브도 '언제 할 거냐'라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는다. 그런데 힘들 것 같다. 영상은 콘텐츠도 많이 필요해 내가 컨트롤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연제민이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는 "조용히 하려고 했다가 어느 순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라면서 "좀 더 많은 분들께 축구 정보를 알려드리고 싶다. 연제민이라고 하면 블로그를 잘하고 많은 정보를 주는 축구선수라는 인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좋은 정보를 많이 공유하면서 도움을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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