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전주=조성룡 기자] 투지를 여유가 꺾었다.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전북현대와 울산현대의 경기에서 홈팀 전북이 바로우와 한교원의 골에 힘입어 후반 막판 주니오가 페널티킥 골을 넣은 K리그1 1위 울산을 2-1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전북은 울산과의 중요한 두 차례 맞대결을 다 이기며 1위 탈환의 꿈을 키웠다.

이날 전북의 좌측, 그리고 울산의 우측은 흥미로울 수 밖에 없었다. 이곳은 경기 전부터 '빅뱅'이 예상됐다. 전북에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유연한 몸놀림으로 상대를 헤집는 바로우가 있었다. 울산에는 과하다는 지적을 받을 정도로 투지를 활활 불태우는 김태환이 버티고 있었다. 양 팀의 맞대결에는 여러 볼 거리가 있었지만 이 둘의 맞대결도 흥미로웠다.

가장 빠른 공격수와 가장 투지 넘치는 수비수는 킥오프 하자마자 맞붙었다. 전북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자 바로우는 울산의 진영으로 뛰어 넘어갔다. 그러자 울산 김태환이 몸으로 살짝 부딪치며 가벼운 신경전을 벌였다. 경기 시작 직후였고 이동준 주심도 해당 장면은 보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살짝 스파크가 튀었다. 맞대결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바로우가 곧바로 골로 응수했다. 전반 2분 만에 바로우는 김태환을 앞에 두고 절묘한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향한 공을 한교원이 달려들면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발에 맞지 않고 그대로 굴러가 울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김태환이 바로우와 약간 거리를 두며 견제했지만 예상치 못한 크로스는 어쩔 수 없이 막지 못했다.

이후에도 둘은 계속해서 서로를 견제했고 때로는 몸싸움도 벌였다. 생각보다 더 둘은 자주 맞붙었다. 울산이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김태환이 오버래핑하는 일도 잦았고 전북이 수비 시 좌우 측면 자원들을 내려 백 식스까지 형성하면서 바로우가 수비가담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공격수 김태환과 수비수 바로우가 붙는 장면도 제법 등장했다.

전반 26분 김태환은 다시 한 번 바로우를 거칠게 상대했다. 울산의 코너킥 상황에서 김태환은 울산의 진영에서 바로우를 주시하고 있었다. 전북 송범근 골키퍼가 코너에서 날아온 공을 붙잡았고 전북의 선수들이 뛰어가고 있었다. 바로우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김태환이 바로우를 거칠게 막아섰고 바로우는 쓰러졌다. 바로우는 투지의 김태환을 만나 고전하는 듯 했다.

하지만 바로우도 가만있지 않았다. 투지 앞에서 바로우는 짐짓 여유를 부리며 상대했다. 전반 31분 김태환을 앞에 둔 바로우는 헛다리 짚기를 하며 자신의 기술을 과시하기도 했다. 바로우는 스피드를 발휘할 때는 엄청난 속도를 보여줬지만 그 외의 장면에서는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이면서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리고 이 팽팽한 싸움은 후반 19분 바로우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쿠니모토가 울산의 뒷공간으로 공을 찔러주자 바로우는 스피드를 살려 쇄도했다. 급하게 김태환이 몸을 돌려 그를 추격했지만 이미 늦었다. 바로우는 페널티박스 안까지 공을 끌고간 다음 한교원에게 패스를 내주며 두 번째 골을 도왔다. 김태환이 투지를 불태웠지만 바로우의 여유를 이길 수는 없었다.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