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인천=조성룡 기자] 이 정도면 '슈퍼 서브'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27일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0 WK리그 인천현대제철과 서울시청의 경기에서 홈팀 인천현대제철은 네넴과 강채림, 장슬기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서울시청을 3-0으로 꺾었다. WK리그의 1강으로 꼽히는 인천현대제철은 올 시즌도 8승 1무를 기록하며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패배는 아직까지 없다.

1년 넘게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인천현대제철의 상승세 비결 중 하나는 탄탄한 교체 자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2년차 강채림이 있다. 1998년생의 어린 선수는 아직까지 교체로 경기에 투입하고 있지만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강채림은 올 시즌 4골로 인천현대제철 팀 내 득점 공동 2위에 올라있다. 기록 상 강채림은 9경기 모두 출전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교체 투입이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모습이다.

서울시청전에서도 그랬다. 강채림은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되어 후반 35분에 팀의 두 번째 골을 넣더니 3분 뒤에는 장슬기의 골을 도왔다. 딱 45분 뛰었는데 1골 1도움이다. 게다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향후 한국 여자축구의 차세대 에이스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강채림의 모습에 정성천 감독도 만족한다. 그는 "우리 팀의 막내 격인 선수다. 미래지향적이고 대기만성형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많은 발전을 할 수 있다"라면서 "강채림을 상황에 따라서 베스트11으로도 기용하고 교체 자원으로도 기용하려고 한다. 최근에는 주로 후반전에 해결사 역할을 기대하며 투입한다. 그런데 투입할 때마다 공격 포인트 한 개 이상씩 올려주니 고마울 수 밖에 없다"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정작 강채림은 겸손한 반응이었다. 선발 욕심에 대해 묻자 "당연히 선발로 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 전에 주어진 시간 속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항상 준비한다"라고 말하더니 맹활약 비결에 대해서는 "내 뒤에서 잘 받쳐주는 다른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이야기보다는 팀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아무래도 강채림은 팀에서도 어린 축에 속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골과 도움을 기록하며 활약하고 있지만 아직 그에게 배워야 할 것은 많다. 강채림 역시 "우리 팀에 대표팀 선수들도 있고 대표팀에 가지 못하더라도 훌륭한 기량을 가진 언니들이 많다"라면서 "각자 가지고 있는 능력이 전부 다르다. 하나하나 보면서 배우는 것이 내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게다가 인천현대제철에서의 힘든 주전 경쟁 또한 보약이 되고 있다. 강채림의 포지션은 공격수다. 인천현대제철은 비야와 따이스에 이어 네넴과 엘리까지 외국인 공격수를 영입했다. 모두 수준급 실력의 선수들이다. 강채림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내면서 성장하고 있다. 그는 "내 자리에 항상 외국인 선수들이 와서 경쟁하는 것이 가끔은 크게 느껴진다"라면서도 "그래도 조금씩 기회를 받으며 좋은 모습을 보이면 언젠가는 경쟁에서 이겨낼 거라 생각하면서 항상 열심히 뛰고 있다"라고 웃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강채림을 성장시키는 것은 자신감이었다. 그는 "감독님께서도 항상 자신있게 하라고 말하신다"라면서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뛰는 것이 내가 잘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있게 내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그것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적절한 경쟁과 자신감, 그리고 배움이 강채림을 꾸준히 성장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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