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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안양=전영민 기자] 대구FC 이병근 감독대행이 정식 감독 선임에 관한 질문에 재치있는 답변을 전했다.

이병근 감독대행이 이끄는 대구FC는 1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FC안양과의 2020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두 골을 터뜨린 김대원의 활약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대구는 FA컵 4라운드 진출에 성공하게 됐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병근 감독대행은 "굉장히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대원이 골을 쉽게 넣어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오늘 누구를 투입시킬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다가오는 광주전을 새로운 마음으로, 체력 회복이 된 상태로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광주전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병근 대행은 "광주전을 위해 츠바사의 체력을 안배시키고자 했다. 세징야도 경기 전에 내게 '팀이 이기고 있으면 출전하지 않고 체력을 안배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츠바사의 체력을 아끼기 위해 후반에 세징야를 넣었다. 스리백 선수들에 대해서도 걱정을 했는데 정태욱, 김우석, 조진우가 잘해줬다. 빨리 체력 회복을 해서 이 선수들이 광주전에 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며칠 남지 않았지만 빨리 회복을 시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구가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팬들 사이에선 "이제는 이병근 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승격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는 현재 리그 아홉 경기에서 4승 4무 1패를 기록하며 4위에 위치해있고 이날 승리로 FA컵 4라운드 진출에도 성공했다. 특히 지난달 있었던 리그 다섯 경기에서 4승 1무를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유지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이병근 대행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팀 분위기다. 지금은 우리 팀 분위기가 어떤 팀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전북, 울산과 붙어봐도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정식 감독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할 이야기가 아닌 것 같다. 사장님한테 여쭤봐야 할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어 이병근 대행은 "이제는 어느 팀이랑 붙어도 자신감이 있다. 다만 이렇게 되기까지가 힘들었다. '대구 축구의 색깔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부상 선수들이 자주 발생했고 가마 감독님이 온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런 걸 잘 이겨내고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서 왔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병근 대행은 조금 더 솔직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우리가 자꾸 이기지 못하고 가마 감독님이 온다는 이야기가 들리다 보니까 스스로도 굉장히 조급함을 많이 느꼈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선수들에게 하면 선수들이 잘 따라와줄까' '내가 이렇게 하면 선수들이 나를 감독이라 생각할까'라는 생각을 혼자 했다. 조금 많이 힘들었다"고 답했다.

끝으로 이병근 대행은 이날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한 데얀을 언급했다. 이병근 대행은 "늘 자기 몫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원에 있을 때부터 데얀과 나는 서로 신뢰하는 사이였다. 데얀은 그 신뢰에 항상 보답을 했다. 오늘도 오랜만에 선발로 나섰는데 내심 데얀이 잘 해주기를 마음 속으로 빌었다. 오늘 데얀이 득점은 하지 못했지만 골에 관여를 하고 헤딩 등을 적극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고 역시 데얀의 클래스는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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