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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축구회관=전영민 기자] U-23 대표팀 멤버들은 팀의 수장 김학범 감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30일 오후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선 23세 이하(U-23) 대표팀 멤버들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앞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최근 태국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차지하며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도쿄 올림픽 진출로 대표팀은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이후 프로축구연맹은 대표팀의 올림픽 본선행에 큰 공헌을 한 K리거 5인을 위한 미디어데이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미디어데이 현장에는 조규성 원두재 김진야 오세훈 이유현 등 U-23 주축 멤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결국 우승컵을 들어올리긴 했지만 우승으로 가는 과정은 험난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김학범 감독의 지도 하에 우승컵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서 김학범 감독이 보여준 모습은 인상깊었다. 지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대표팀의 우승을 이끈 김학범 감독은 이번 U-23 챔피언십에서도 탁월한 전술 전략과 적재적소의 용병술로 대표팀에 우승컵을 안겼다.

김학범 감독과 U-23 선수들의 조화는 어떻게 보면 어색한 점도 있다. 과거 성남일화, 강원FC 등에서 호랑이 지도자로 이름을 날렸던 김학범 감독의 이미지가 너무나 강렬했기에 그런 그가 젊은 선수들과 조화가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은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U-23 챔피언십에서도 성과를 내며 본인이 어린 선수들의 조련에도 능숙한 감독임을 증명했다.

그렇다면 U-23 대표팀 선수들은 과연 김학범 감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측면 수비수로 이번 대회 우승에 큰 공헌을 한 이유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유현은 "감독님은 '츤데레'이신 것 같다. 항상 우리한테 강한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으로만 비춰지는데 뒤에서는 우리를 잘 챙겨주시고 살갑게 대해주신다"고 전했다.

오세훈은 김학범 감독에 대해 "'호랑이도 아버지다'는 말을 하고 싶다. 호랑이가 항상 무서운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가족들을 챙겨주는 모습도 있다. 그렇기에 그런 표현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조규성 역시 "감독님에 대해 '운동장에선 호랑이, 생활 면에선 개구쟁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운동장에서는 감독님이 카리스마로 우리를 휘어 잡으시지만 생활 면에서는 엄청나게 편하게 가족처럼 자식처럼 대해주신다"고 전했다.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김학범 감독의 신임을 한 몸에 받은 김진야는 "감독님이 우리의 속마음을 다 알고 있는 것 같다. 생활할 때나 플레이 할 때 사소한 것 하나하나를 신경써주신다. 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때면 정곡을 찔러주시며 한 마디 말을 뱉어주시는데 그런 말이 마음을 다잡게 된다. 어쩔 땐 신기하기도 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시지?' 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환상적인 활약으로 이번 대회 MVP에 오른 원두재는 김학범 감독을 강렬한 한마디로 표현했다. 원두재는 "감독님은 독사이신 것 같다. 감독님과 미팅도 하고 대화를 하다 보면 감독님의 수를 읽을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래서 그렇게 표현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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