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제 감독은 지난 시즌 부산을 승격으로 이끌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창원=조성룡 기자] 부산아이파크 조덕제 감독이 승격으로 또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8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경남FC와 부산아이파크의 경기에서 부산은 후반전 터진 호물로의 페널티킥 골에 힘입어 경남을 1, 2차전 합계 2-0으로 꺾고 염원하던 K리그1 승격에 성공했다.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등 영광의 나날을 보냈던 경남은 강등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정말 많은 감독들이 도전했던 부산의 승격이다. 최영준, 故조진호, 이승엽(대행), 최윤겸 감독이 도전했던 부산의 K리그1 승격이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사실 조덕제 감독이 승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자신감을 드러낼 때도 많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세간의 우려를 승격이라는 결과로 보여주며 자신감이 결코 근거 없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사실 조 감독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운명적인 이야기는 없을 것이다. 조 감독은 부산아이파크의 전신인 부산대우 로얄즈에서 뛰었던 인물이다. 아주대학교를 나와 1988년 부산대우에 입단한 이후 1995년까지 쭉 부산에서 뛰었다. 통산 K리그 213경기 출전 10골 11도움을 기록했다. 부산의 '원클럽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부산에서는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조 감독은 부산과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다. 수원FC 감독으로 2015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친정팀 부산을 만난 것이다. 결과는 수원FC의 승리였다. 당시 수원FC는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고 원정 2차전에서도 2-0 승리를 거두면서 합계 3-0으로 승격에 성공했다. 조 감독의 입장에서는 선수 시절 친정팀을 자신의 손으로 강등시킨 셈이다.

그리고 그는 2019 시즌을 앞두고 부산으로 돌아왔다. 자신의 손에 의해 내려간 팀을 구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 당시 조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대회위원장이었지만 이를 버리고 부산으로 향했다. 조덕제호의 부산은 우승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경남을 꺾고 5년 만의 K리그1 복귀에 성공했다. 자신이 강등시킨 친정팀을 다시 구해냈다.

이 이야기가 승격 확정 이후 기자회견에서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조 감독은 웃으면서 "어떻게 하다보니 그런 이야기가 만들어졌다"라면서 "운명의 장난 같다"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1년 동안 앓아왔던 심적 부담감에 대해 토로했다. 그렇게 부산의 '원클럽맨'이었던 조 감독은 그토록 기다리던 부산 승격의 구원투수가 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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