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그랜드힐튼호텔=조성룡 기자] FC안양 조규성의 스타일에는 사연이 있었다.

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 2019에 참석한 안양 조규성의 머리 스타일은 그 누구보다 독특했다.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옆에 앉아있던 아산 오세훈은 그의 머리 스타일에 대해 "본인이 하고 싶다니 어쩔 수 없다"라고 말했지만 표정은 미묘했다. 뿐만 아니라 패션도 다른 선수들과는 독특했다.

평소 조규성에게는 볼 수 없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놀랐다. 알고보니 조규성은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모든 스타일링을 손수 했다. 특히 머리 스타일에는 공을 들였다. 속된 말로 '올빽' 스타일이다. 조규성의 파격적인 변신은 의외로 느껴졌다. 물론 예전에도 조짐은 있었다. 그는 U-22 대표팀 소집훈련 이후 머리를 노랗게 염색해 안양 김형열 감독이 깜짝 놀라기도 했다.

조규성의 이 패션은 상당히 공을 들인 것이다. 이날 조규성은 K리그2 MVP와 베스트11 공격수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에게는 이번 시상식이 생애 첫 K리그 시상식이다. 그래서 평범하게 입고 갈 수는 없었다. 조규성은 나름대로 계획을 했다. 자신의 패션이기 때문에 굳이 계획을 감출 이유도 없었다.

그래서 시상식에 참석하기 전 조규성은 자신의 계획을 가족들에게 알렸다. 그의 계획에 놀란 것은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조규성의 누나는 깜짝 놀라 그의 어머니에게 전달했다. 조규성의 어머니는 조규성에게 진심을 담은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규성아, 자연스럽게 가는 것이 제일 좋단다. 그냥 원래 스타일 대로 가는 것이 낫지 않겠니? 그건 아니다."

하지만 조규성은 사춘기 소년처럼 가족의 말을 듣지 않고 혼자서 자신의 패션을 완성했다. 그리고 당당히 시상식장에 등장했다. 조규성은 "내가 상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라면서 "참석에 의의를 두려고 한다. 내게 첫 시상식이니 좋은 경험 아닌가. TV로만 보던 K리그1 형들을 직접 보니 참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만일 조규성이 상을 받게 된다면 그의 패션은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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