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부산=조성룡 기자] FC안양 김형열 감독은 또 혼자 긴장하고 있었다.

30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승격 플레이오프 부산아이파크와 FC안양의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안양 김형열 감독은 또다시 웃으며 "나만 긴장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부천FC1995전을 앞두고도 "선수들은 여유로운데 나만 긴장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일부러 긴장을 풀게 하려고 웃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뒤로 돌아서면 긴장한다"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내가 긴장하는 게 더 낫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만약에 내가 긴장하지 않고 선수들이 긴장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도 선수들이 자기들끼리 분위기를 잘 만들더라. 감독인 내가 딱히 할 게 없다. 며칠 동안 부산을 상대로 연습을 많이 했으니 이게 잘 먹혀들면 부산도 고전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김 감독은 '유연성'을 굉장히 강조했다. 그는 "편안한 마음으로 유연하게 각자의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아무리 축구를 잘해도 조바심을 가진 모습을 보인다면 힘들 것이다. 우리는 유연하게 이번 경기를 준비했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경남FC를 만나고 인천유나이티드를 만나고 그런 생각 안해봤다. 오직 이 경기만 철저하게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안양은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부담감이 클 수 있다. 하지만 안양은 구덕에서 열린 올 시즌 개막전에서 4-1 대승을 거뒀던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김 감독은 "솔직히 그 때는 부산도 안양도 서로를 몰랐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왔다"라면서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 경기의 무게감도 있기 때문에 쉽게 생각할 수 없다"라고 경계했다.

이번 경기에서 안양은 '원 팀'을 강조했다. 그래서 유종현을 비롯해 이번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선수들도 모두 부산으로 내려왔다. 평소 원정 경기에서는 엔트리에 제외된 선수들은 함께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안양은 모두 왔다. 이는 김 감독의 특별 지시였다. 그는 "구단에 요청해 뛰지 않는 선수들도 모두 부산 원정길에 합류하라고 했다. 그래서 다 왔다. 뛰지 않는 선수들도 팀의 훈련을 돕는 등 열심히 해주고 있다. 뛰는 선수들은 그들의 응원을 받으며 더욱 각오를 다지고 있다. 팀이 하나로 어우러지고 있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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