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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상주=명재영 기자] 경험이 패기를 제압했다.

30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38라운드 상주상무와 수원삼성의 시즌 최종전이 열렸다. 이날 경기와 상관없이 잔류 및 순위를 확정 지은 양 팀은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타팀과 달리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다. 경기는 홈팀 상주가 이른 시간 수원 한석희에게 실점을 허용했음에도 김건희와 김경중이 나란히 2골을 기록하며 4-1 대승을 거뒀다.

홈팀 상주는 오늘 경기를 끝으로 전역을 앞둔 말년 병장 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윤보상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고 권완규, 김경재, 마상훈이 최후방 수비를 맡았다. 중원에는 강상우, 배신영, 이규성, 안진범, 박대한이 호흡을 맞췄다. 최전방에는 김경중과 김건희가 짝을 이뤘다.

원정팀 수원은 시즌 동안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한 어린 선수들이 대거 선발로 나섰다. 선수 명단 18명 중 무려 11명이 유스 출신이었다. 특히 서브 명단은 양형모 골키퍼를 제외한 6명 전원이 유스를 거친 선수들이었다. 박지민 골키퍼가 데뷔전을 치렀고 박대원, 김태환, 박준형이 수비를 맡았다. 윙백은 고승범과 최정훈이 맡았다. 이상민과 안토니스가 짝을 맞추고 최전방에는 득점왕을 노리는 타가트와 한석희, 박상혁이 자리했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이 나왔다. 전반 3분 타가트의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받은 한석희가 정확한 슈팅으로 상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시작부터 강한 압박을 구사하며 상대의 실책을 유도한 결과였다. 상주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13분 수원 수비의 빈 공간을 파고든 배신영이 왼쪽 코너킥 라인 부근에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김경중이 침착한 마무리로 동점 골을 터트렸다.

양 팀은 한 골을 주고받은 뒤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수원은 한석희와 타가트가 주축이 되어 상주를 공략했다. 특히 한석희는 빠른 움직임과 정교한 패스로 주목을 끌었다. 상주는 경험을 앞세워 수원의 수비를 위협했다. 전반 종료 직전 상주의 역전 골이 터졌다. 역습 상황에서 빠르게 스로인을 이어갔고 수원 수비를 허문 안진범이 침착하게 김건희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김건희가 침착하게 마무리에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김건희는 이번 경기를 마지막으로 수원에 복귀한다.

양 팀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상주는 배신영과 박대한을 빼고 김민혁과 이민기를 투입했다. 추격하는 입장이 된 수원은 최정훈이 빠지고 신상휘가 데뷔 기회를 맞았다. 역전으로 분위기가 오른 상주는 후반 초반부터 수원을 거세게 몰아붙이며 추가 골을 노렸다. 후반 4분 상주 마상훈이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로 득점을 인정받지 못했다.

주도권을 확실히 잡은 상주는 후반 13분 세 번째 골을 터트렸다. 좌측에서 시작된 공격이 김경중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상주의 조직력과 수원의 경험 부족이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수원은 후반 21분 설상가상으로 이상민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위기의 수원은 후반 25분과 후반 28분 박상혁과 한석희를 빼고 전세진과 오현규를 투입하며 만회를 노렸다.

상주도 후반 29분 두 골을 기록한 김경중을 불러들이고 시즌 12골을 기록 중인 박용지가 그라운드를 밟으면서 마지막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후반 34분 상주의 네 번째 골이 터졌다. 김건희가 수원 박준형의 수비를 완벽히 벗겨내고 깔끔하게 득점에 성공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많았던 수원은 한 번 무너지자 회복하지 못했다.

이후 추가 득점은 터지지 않았고 경기는 상주의 완벽한 역전승으로 끝났다. 상주는 홈에서 전역을 앞둔 선수들과 유종의 미를 거두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수원은 어린 선수들에게 파격적인 출전 기회를 부여했지만 대패로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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