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잠실=전영민 기자] 시즌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현재 서울이랜드는 리그 최하위에 위치하며 힘겨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중반 서울이랜드는 리그 4연승을 기록하는 파죽지세의 모습으로 한때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지만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실패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서울이랜드의 부진과 달리 이 선수의 활약만큼은 빛나고 있다. 바로 브라질 출신 공격수 두아르테다. 두아르테는 이번 시즌 리그 25경기에 출전해 5골 3도움을 기록하며 서울이랜드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알렉스, 쿠티뉴, 마스다 등 팀의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아르테만큼은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스포츠니어스>는 17일 잠실에서 두아르테와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반갑다. 휴식기는 어떻게 보냈나?

특별한 것은 없었다. 감독님,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들과 함께 다음 경기인 수원FC전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휴식도 적절히 취했다. 팀 훈련이 있는 날에는 훈련에 열심히 임했고 훈련이 없는 날에는 여자친구와 함께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녔다. 그렇게 휴식기를 보낸 것 같다.

오랜 만의 휴식이어서 더 좋았을 것 같다.

휴식기 이전까지 정말 경기가 많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조금 지친 감도 있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지친 타이밍에 휴식을 취하며 회복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훈련과 휴식을 적절히 병행하며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중점을 뒀다. 또 여자친구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점도 너무나 좋았다. 여자친구가 나와 함께 한국에 거주 중인데 이번에 좋은 시간들을 많이 보냈다.

평소 일과가 궁금하다. 

팀 훈련 양이 많지 않은 날에는 저녁 시간에 개인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스스로 훈련 양을 보충한다. 훈련이 없는 날에는 거의 집에서 쉬면서 시간을 보낸다. 특별한 것은 없다. 매주 목요일에는 성남에서 브라질 선수들과 만남을 가지곤 한다. 모임 장소는 성남에 있는 에델의 집 근처다.

어떤 모임인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기독교 모임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멤버들이 모이면 다 함께 성경을 읽는 시간을 가진다. 성경을 읽고 난 후에는 브라질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눈다. 에델 외에 부천에서 뛰는 닐손주니어, 말론 등이 우리 모임의 멤버다. 성남 길레미 피지컬 코치도 가끔 모임에 참석한다. 지금은 한국을 떠났지만 올 시즌 부천에서 잠시 활약했던 호드리고 마라냥도 우리 모임의 멤버였다.

한국 생활은 좀 어떤가?

한국에서 두 시즌 째를 보내고 있다. 한국 적응은 일찌감치 완료했었다. 지금은 한국이 굉장히 편하게 느껴진다. 한국에서 뛰면서 드는 생각은 '가능한 오래 K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것이다.

물론 힘들었던 시간들도 있었다. 가장 적응이 되지 않았던 부분은 음식이다. 한국 음식과 브라질 음식이 너무 다르다. 그래서 음식에 적응하는 것이 조금은 힘들었다. 그래도 이제는 한식을 잘 먹는다. 불고기, 돈까스, 치킨을 좋아한다. 김치도 종종 먹는다. 이제는 먹을 수 있는 한식이 꽤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해에는 광주에서 시간을 보냈고 올 시즌에는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다.

서울은 엄청난 규모의 대도시다. 하지만 광주 역시 대도시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광주라는 도시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왜냐하면 광주의 훈련장이 목포에 있었기 때문이다.지금은 잠실에 있는 아파트에서 거주 중이지만 광주 시절에는 목포에서 숙소 생활을 했다. 광주에는 경기가 열리는 날에만 갔다. 그래서 사실 광주에서 반 년을 뛰었지만 광주라는 도시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많이 없다. 목포에서 광주를 이동하는데 거리가 너무 멀었던 기억도 난다. 서울은 정말 좋다. 가장 좋은 점은 편의 시설이 많다는 것이다. 서울은 어디를 가든 편의 시설들이 있다. 그런 점이 굉장히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풋살선수로 활약했던 경력이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원래는 어렸을 때부터 계속해서 풋살을 해왔다. 17살까지 풋살선수로 활동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한 축구 관계자가 내게 와서 "우리가 축구 팀을 만들려고 하는데 혹시 팀에 참여할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정말 우연한 기회였다. 그래서 나도 "좋다. 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렇게 축구선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에 운이 좋게 일이 잘 풀렸고 프로에도 입성할 수 있었다.

놀라운 이야기다. 풋살에서 축구로 종목을 바꾸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오히려 좋은 점이 많았다. 풋살은 경기장 자체가 매우 작다. 그렇기에 판단을 빨리 내려야 한다. 또 논스톱으로 플레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터치 같은 부분도 공을 잡아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논스톱으로 줘야 하는 상황이 대다수다. 생각이 빨라야 하고 드리블도 빠르게 해야 한다. 풋살에서는 모든 게 빠르게 이뤄저야 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축구는 경기장이 넓다. 그 말은 곧 공간이 많다는 것이다. 또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축구 경기를 하며 짧은 드리블을 칠 때 풋살에서 얻은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수비수들이 내 짧은 드리블을 예상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수비수들이 확실히 내 드리블을 상대하기 어려워했다. 이렇듯 풋살에서 얻은 내 노하우들을 축구를 하며 잘 대입시키고 이용했던 것 같다.

서울이랜드 입단 전 브라질에서 많은 팀을 거쳤다. 이투아누라는 팀에서는 말컹과 함께 뛴 적도 있다고 들었다.

불행히도 이투아누에 있을 당시 내가 많은 경기에 나서진 못했다. 이투아누에서 다른 팀들로 임대를 다녔다. 그래서 그 팀에 있었던 시간 자체는 굉장히 짧았다. 그렇기에 많은 기억이 없다. 다만 말컹이 좋은 선수였다는 것은 기억이 난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말컹이 K리그에서 이렇게까지 잘 될 줄은 몰랐다. 말컹의 플레이 스타일과 한국 축구 스타일이 맞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한국 축구는 스피드가 있고 굉장히 빠르다. 그래서 말컹이 한국 무대에서 이렇게 대성공을 거둔 것이 정말 놀라웠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말컹도 한국 축구 적응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한국 축구와 브라질 축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브라질 축구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패스 중심의 축구'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은 패스보다는 속도에 중점을 둔다.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한국 축구가 스피드를 중시하다 보니 너무 서둘러서 플레이를 하려는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차분하게 패스를 주고받으며 경기를 운영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

그래도 당신은 한국 축구에 잘 적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처음에는 한국 축구 스타일에 적응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한국에서 경기를 하면 경기 중에 공이 공중에 떠있는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몸싸움도 굉장히 많다. 그런데 나는 패스를 주고 움직임을 가져가는 그런 플레이 스타일을 선호한다. 적응이 쉽지 않았다. 한국 축구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래도 지금은 파악이 많이 됐다. '이런 상황에선 이렇게 움직이면 되는구나' '이런 경우에는 이 정도 플레이를 보여주면 되겠구나'가 다 분석이 되어있다.

브라질 수비수들은 한국 수비수들보다 경기의 흐름을 굉장히 잘 읽는다. 브라질 수비수들은 결정적인 순간에서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잘 서있다. 순간적으로 상대 공격을 잘라야 하는지, 파울을 해서 상대 공격을 저지해야 하는지를 한국 수비수들보다 훨씬 빨리 캐치한다. 이런 부분에서도 두 나라 축구 사이에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K리그에서 가장 상대하기 힘들었던 수비수는 누군가

친정팀 광주 수비수들이 상대하기 너무 힘들었다. 이 선수들이 내 스타일을 잘 아니까 더 그런 면이 있었다. 광주 수비수들과 경기를 할 때면 내 플레이를 하기가 힘들다.

광주와의 올 시즌 개막전에서 퇴장을 당한 이유도 그런 이유에서였나?

그날 내 퇴장은 내가 보여준 잘못된 행동에 대한 합당한 결과였다. 시즌 개막전이었고 공교롭게도 광주와의 경기였다. 긴장이 많이 되었고 너무나도 광주를 이기고 싶었다. 물론 광주 선수들이 그날 경기 중에 일부러 나를 자극한 면이 있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행동이 정당화될 순 없다.

순간적으로 흥분을 해서 퇴장을 당했다. 아직까지도 후회가 된다. 다만 그날 이후로 현재까지 한 번도 퇴장을 당하지 않고 있다. 반성을 많이 했다. 광주전은 정말 최악의 기억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달 22일 열린 안양과 원정 경기에서 만회골을 넣은 후 골 뒷풀이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보통 선수들은 팀이 크게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득점을 해도 골 뒷풀이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당신은 팀이 1-5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 골 뒷풀이를 했다. 

항상 하느님한테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기 위한 골 뒷풀이를 한다. 늘 하나님에게 감사하다. 그래서 감사의 의미로 그런 골 뒷풀이를 했다. 앞으로도 하나님을 향한 골 뒷풀이를 계속할 계획이다. 가끔은 동료나 친구들을 위한 골 뒷풀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상황들을 제외한다면 내 골 뒷풀이는 앞으로도 하나님을 위해 계속될 것이다.

사실 올 시즌 초반에는 부상을 계속 당해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다. 회복을 해서 돌아오면 또 부상을 당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래서 팀 적응에 시간이 걸렸다. 다만 후반기부터는 경기를 지속적으로 뛰며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후반기 동안에는 내 장점을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당신의 경기력은 좋지만 팀의 성적이 좋지 않아 고민이 깊을듯하다.

벌써 시즌 종료까지 네 경기가 남았다. 무조건 이 경기들에서 승리를 거둬야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팀의 현재 상황이 좋다고는 말할 수 없다. 분명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도 10위로 시즌을 끝낼 수는 없다. 지금과 같이 최하위로 시즌을 마친다는 것을 말이 안된다. 팀의 순위가 더 올라갈 필요가 있기에 나부터 열심히 하고 있다. 승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서울 생활에 매우 만족하는 모습이다. 내년 시즌에도 서울에서 활약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인가?

한국에 오기 전에는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한국 축구에 대해서는 더더욱 몰랐다. 정보가 하나도 없었다.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역시 치안이다. 브라질의 치안이 0이라고 한다면 한국의 치안은 100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한국의 치안은 매우 좋다. 비교가 안되는 수준이라고 말하면 좋을 것 같다.

브라질의 치안은 너무나 좋지 않다. 브라질에서는 거리에서 휴대폰과 지갑을 포함해 그 어떤 것도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해서 안된다. 물론 한국에서 받는 금전적인 부분이 브라질 시절보다 만족스러운 것도 있다. 다만 가장 중요한 점은 한국은 가족들이 마음 놓고 거리를 다닐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것이다. 마음이 편하다. 그래서 한국에서 계속 뛰고 싶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구체적인 답은 듣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내년에 서울이랜드에서 계속 활약을 한다는 것인가 그렇지 않는다는 것인가.

나는 우리 팀 팬들을 상당히 좋아한다. 하지만 나만 바란다고 팀에 남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구단과 협상을 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내년에도 서울이랜드 유니폼을 입고 뛸 수가 있다. 솔직히 말하면 이제 팀 적응도 완료되었고 내년에도 이곳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올해 서울이랜드에서 시즌을 잘 마치고 내년에는 또 다른 팀으로 가서 뛰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긴 하다. K리그2가 아닌 K리그1도 좋을 것 같다. 정 상황이 되지 않는다면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좋은 팀들에서 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우선은 구단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

풋살선수로 운동을 시작한 두아르테는 각고의 노력 끝에 프로축구선수가 되는데 성공했다. 이후 두아르테는 낯선 한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다시 한 번 처절한 노력 끝에 비로소 만개한 기량을 선보이며 현재는 프로 입성 후 가장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좋지 않은 팀의 현재 순위로 인해 인터뷰 내내 두아르테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서울이랜드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었다. 흥이 넘치는 대다수 브라질 선수들과 달리 가족과 축구만을 생각하는 '성실남' 두아르테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henry412@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