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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수원=명재영 기자] 박주영의 품격이 빛난 경기였다.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33라운드 수원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가 열렸다. 수원을 상대로 리그에서 15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던 서울은 이날 경기에서도 전반 16분 박주영과 후반 9분 이명주의 골에 힘입어 후반 14분 염기훈의 한 골에 그친 수원을 2-1로 제압했다. 이로써 서울은 슈퍼매치 무패 기록을 16경기로 늘렸다.

이날 페널티킥으로 득점을 기록한 서울 박주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슈퍼매치는 이길 때도, 질 때도 많은 것이 걸린 경기"라며 "페널티킥을 넣었지만 선수들을 위해 더 많이 뛰어줬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은 아쉽다. 그러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선수들이 더 편안한 경기를 할 수 있던 것은 괜찮았다"며 승리에 대해 만족했다.

박주영은 이번 시즌 9골 7도움으로 16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2005년 데뷔 시즌 이후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린 시즌이다. 박주영은 "딱히 예전과 큰 차이는 없다. 계속 출전하다 보니 기회가 많아진 것이다. 어쨌든 많은 출전으로 세트피스를 비롯한 기회가 생기니 포인트를 많이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슈퍼매치 무패 행진에 대해서는 "수원이 딱히 약해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수원이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지만 수원과 경기를 할 때마다 기대가 되고 강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왔고 그게 결과로 잘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은 이제 파이널A(상위 스플릿)에서 AFC 챔피언스 리그 진출 경쟁을 본격적으로 펼친다. 지난 시즌 리그 11위까지 떨어져 승강 플레이오프를 펼친 걸 생각하면 1년 사이에 엄청난 변화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변화의 원인으로 정신력을 꼽았다. 박주영도 이에 동의했다.

박주영은 "개인적으로 정신력이라는 것이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가진 능력을 얼마나 경기장에서 90분 동안 잘 보여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팀이 작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항상 경기를 주도하고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도 좋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서 "챔피언스리그를 특별히 의식하기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 전에는 서울과 수원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백지훈의 은퇴식이 열렸다. 박주영은 백지훈과 2005 U-20 월드컵과 2006 독일 월드컵 등에 함께 참가하며 한국 축구의 미래로 불린 친구 관계다. 은퇴식을 그라운드에서 지켜본 박주영은 "이제 우리도 은퇴하는 나이가 된 것 같다"며 "백지훈이 그라운드에서 떠나서 아쉽지만 앞으로도 축구 발전을 위해 열심히,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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