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수원=임형철 기자] 부산 호물로가 걱정하는 팬들을 진정시켰다.

호물로의 부산아이파크는 1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19라운드 경기에서 수원FC에 1-0 승리를 거뒀다. 호물로는 후반 15분 오른쪽 측면에서 절묘하게 왼발로 감아 찬 프리킥으로 골을 넣으며 팀에 승점 3점을 안겼다. 경기 후 호물로는 "수원FC와의 경기는 왜 항상 이리 어려운지 모르겠다. 그래도 교훈을 준 경기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호물로가 수원FC전에서 얻은 교훈은 무엇일까? 호물로는 자신 있게 '팀'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그는 "다 같이 협력해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다. 전반전에는 우리 팀 경기력이 좋지 않았는데 조덕제 감독의 '볼을 더 소유하라'라는 지시를 받고 팀이 힘을 합쳤기에 분위기를 바꿨다"라며 "오늘을 계기로 나도 더 뛰면서 동료들에게 보탬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호물로는 대부분의 선수가 동료에게 올려줄 만한 각도에서 허를 찌르는 왼발 감아 차기로 골을 터트렸다. 그의 왼발에서 출발한 공은 빠르게 감기며 가까운 쪽 골문을 뚫었다. 호물로는 "나도 동료에게 올릴까 말까 고민이 됐다. 하지만 골키퍼의 위치와 성향을 고려해 바로 슈팅을 시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라고 과정을 설명했다.

하지만 동료들의 생각은 그와 전혀 달랐던 듯하다. 호물로의 말에 따르면 동료들은 골 장면에서 크로스를 올려주길 바라고 있었다고 한다. 혹시 골 뒤풀이 과정에서 '왜 안 올려줬냐'라고 꾸짖은 동료가 있었냐고 묻자 호물로는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이른바 브라질 사람들의 비밀이니 이해해달라"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한국식으로 '합리적 의심'을 더 부추긴 그의 대답이었다.

호물로는 인터뷰 중에도 중간중간 한국어를 사용했다. 처음 기자를 맞을 때도, 평소 부산의 구단 직원들과 대화를 나눌 때에도 모국어보다 한국어를 더 사용하는 그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호물로는 자신이 쓰고 있는 말이 부산 사투리인 것도 확실히 알고 있었다. "내가 한국말을 잘하는 건 그만큼 주위 사람들이 나를 많이 도와준다는 뜻"이라고 입을 연 그는 "통역 친구들, 주위 동료들이 나에게 한국말을 많이 알려준다. 운동장 밖에서 무한한 애정과 도움을 주는 것에 늘 고맙다"라고 말했다.

특히 호물로는 지금의 한국어 실력을 갖기까지 많은 이들의 칭찬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말을 하다 보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말 정말 잘한다'라며 늘 칭찬을 해준다. 칭찬을 들을 때마다 큰 의욕이 생기더라. 어느덧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라며 "앞으로 2년 후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다. 한국에서 생활하려면 언어가 필요하다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니 더 공부하고 싶다"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그동안 호물로에게 한국어 실력을 칭찬한 부산 팬들의 수는 상당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의 한국어 실력을 칭찬하는 말보다 걱정과 우려 섞인 SNS 메시지가 더 전해졌다. 호물로가 최근 서울에 방문했다는 사실이 이적설로 불거져서였다. 호물로는 실제로 최근 서울에 방문한 것이 맞다고 답했다. 팬들이 이적을 우려하고 있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호물로는 부산 팬들에게 "걱정할 필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호물로는 "내가 서울에 간 건 아내와 내가 한국에 체류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있어 잠깐 대사관에 갔던 게 전부였다"라며 "'내가 모르는 상황에서 무엇이 진행되나?' 싶지만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특별한 상황은 없다. 서울에 간 것도 특별한 이유가 아니니 팬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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