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인천=임형철 기자] 상주 상무 김경재가 인천전 실수를 극복한 원동력을 털어놨다.

상주상무 김경재는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13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지난 2018년 5월 28일 상주상무에 입대한 김경재는 이번 시즌 12경기에 출전하며 주전 수비수로 도약했다. 이날도 백스리의 중앙 수비수로 나서 무고사, 남준재를 꽁꽁 묶는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김경재는 전반 8분 공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선제 실점의 빌미를 내줬다. 무고사는 김경재에게서 공을 뺏은 뒤 그대로 골문을 향해 달려들어 선제골을 넣었다. 자칫 팀을 패하게 만들 수 있는 선제 실점을 내줬기에 김경재로서는 아찔할 수밖에 없었다.

실수를 범한 당사자의 당시 심경은 어땠을까? 경기 후 김경재는 "공을 가졌을 때 무고사와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패스 줄 곳을 찾다 보니 타이밍을 놓쳐 실수를 범했다"며 "동료들한테 너무 미안했다. 혹시 나로 인해 팀이 패하지는 않을까 괴로웠다"고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김경재를 일으켜 세운 건 동료와 코치진의 격려였다. 이들은 경기 내내 김경재를 다독이며 "하던 대로 하자. 믿는다"라고 신뢰를 보냈다. 김태완 감독도 하프타임을 통해 "실수를 잊고 다시 집중하면 된다. 경기 하나하나에 신경 쓰자"고 응원했다. 김경재는 "모두에게 보답하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집중했다. 그 덕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답했다.

김경재는 2016년 전남드래곤즈 입단 후 세 시즌 동안 주전으로 기용된 적이 없었다. 그가 세 시즌 동안 전남 소속으로 뛰었던 K리그1 경기는 17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상주에서는 자신의 기량을 만개하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 김태완 감독이 구상한 백스리 전술의 정중앙에서 살림꾼을 도맡았다. 그는 경기 내내 상대 공격수를 꽁꽁 묶고 후방에서의 패스를 주고 받으며 팀 수비진을 이끄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 중이다.

그런 김경재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상주 상무 입대는 신의 한 수 인 거 같냐"고 물었다. 하지만 프로에서 주전으로 도약할 기회를 준 팀임에도 입대에 대해선 "신의 한 수"라는 말을 쉽게 꺼내지는 못했다.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살짝 미소를 짓고 주위 구단 직원의 눈치를 보며 "신의 한 수 같다"고 답했다. 이날 김경재의 입에서 나온 말 중 가장 목소리에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김경재는 "앞으로도 최대한 경기를 많이 뛰고 건강히 제대하는 게 목표다. 오늘 경기에 대해서는 가람이형, 민우형이 보는 앞에서 어린 동생인 제가 실수를 해 정말 미안하다"며 "오늘을 잊지 못할 거 같다. 나를 격려해 준 상주 상무팀 전체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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