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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이정원 인턴기자] 골퍼 이태희가 3차 연장 혈투 끝에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정상에 올랐다.

이태희는 5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 컨트리클럽(파 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얀느 카스케(핀란드)와 3차 연장 접전 끝에 버디를 잡아내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3억원이다. 이태희는 지난 2015년 넵스 헤리티지와 지난해 제네시스 오픈에 이어 통산 3승째를 올렸다.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태희는 4번 홀까지 2타를 줄였다. 하지만 7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했다. 반면 가스케는 샷 이글로 단숨에 순위를 뒤집었다. 이어 가스케는 12번 홀에서 버디를 적어내며 이태희에 2타 차 앞섰다. 이태희는 14번 홀에서 칩샷 버디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가스케는 세 번째 샷과 네 번째 샷을 모두 짧게 치면서 1타를 잃어 이태희는 다시 공동 선두에 복귀했다.

이후 두 선수 모두 16번, 17번 홀에서 1타씩을 잃었지만 18번 홀을 파로 막아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넘겼다. 연장전에서 이태희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이태희는 1차 연장전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며 우승을 내주는 듯 했지만 카스케가 1m가 채 안 되는 보기 퍼트를 놓쳐 기사회생했다. 2차 연장전에서도 3퍼트 보기를 했지만 카스케도 파세이브를 하지 못했다. 1차에 이어 더블보기였다. 결국 3차 연장전에서 이태희는 2m 버디 퍼팅을 성공시켰고 카스케는 다시 한 번 더블보기에 그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대회는 ‘외국인 선수의 무덤’으로 불린다. 아시안 투어와 KPGA투어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국제 대회인데 최근 14년 연속 한국 선수들이 우승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04년 마크 캘커베키아(미국)다. 남서울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만 따지면 외국 선수의 우승은 24년 전인 1995년(브렌트 조베)이 마지막이다. 이후 남서울에서 열린 20차례의 대회에서 모두 한국 선수가 우승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골퍼 양용은은 “외국인 선수들은 플라이어 현상 때문에 아이언샷이 홀을 넘어가 OB를 자주 낸다”면서 “외국인 선수들도 이를 알지만 중요한 순간엔 핀을 보고 쏘다가 경기를 망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우승을 차지한 이태희는 “1차 연장전에서 졌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상대 선수 실수로 다시 기회를 잡으면서 다음 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면서 “우승 세리머니를 화려하게 펼치지 못한 건 너무 지쳤기 때문이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태희는 “2015년에 대상은 한번 받았으니 올해는 상금왕이 욕심난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더 큰 무대로 나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태희는 1984년생으로 2004년 KPGA에 입회하며 데뷔했다. 2015년 KPGA 투어 넵스 헤리티지 우승, 2018년 KPGA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이태희는 일 년 만에 다시 한 번 왕관을 쓰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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