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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이정원 인턴기자]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준 문태종이 자신의 두 번째 챔피언 반지를 끼는 데 성공했다.

문태종이 뛰고 있는 울산 현대모비스는 지난 2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시즌 SKT 5GX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92-84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기록한 현대모비스는 네 시즌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 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2012-2013시즌, 2013-2014시즌, 2014-2015시즌에 달성했던 3연패 이후 네 시즌만에 달성한 첫 우승이다. 그간 고양 오리온, 안양KGC인삼공사, 서울SK등에 밀리며 남의 잔치만을 TV속에서 바라봐야만 했던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 홈 최다 관중(6,052명) 앞에서 잔치를 펼치며 홈 팬들을 열광케했다.

현대모비스는 '어차피 우승은 모비스'라는 '어우모'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많은 이들이 우승 팀으로 점쳤다. 그러나 챔프전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상무 전역 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서 돌아온 이대헌의 맹활약과 전자랜드 포워드진의 패기에 밀리며 홈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채 '원정팀의 무덤' 인천으로 떠났다.

하지만 챔프전 MVP 이대성의 활약과 양동근·함지훈의 각성으로 3,4차전을 내리 따낸 현대모비스는 통합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 놓은 채 울산으로 돌아왔다. 박찬희와 김낙혁의 패기에 고전하던 양동근, 이대헌과의 매치업에서 높은 비큐와 정확한 외곽슛으로 자신의 장점을 살린 함지훈까지 모두 살아났지만 단 한 명, 문태종은 4차전까지 침묵했다.

문태종은 4차전까지 경기당 평균 3.0점 3,0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었다. 특히 자신의 장기인 3점슛은 4차전 내내 하나도 터뜨리지 못했다. 하지만 베테랑은 팀이 필요할 때 나타나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법.

문태종은 5차전에서 16점(3점슛 2개) 2리바운드를 올리며 시리즈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올렸다. 특히 4쿼터 종료 1분 21초전엔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 3점슛까지 터뜨리며 자신이 왜 3점 슈터인지를 보여줬다.

문태종은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믿어준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믿음에 완벽히 보답하는 데 성공했다. 유재학 감독은 "포워드 중에 신장이 큰 선수가 없다. 수비도 그렇고, 라건아에게 패스를 넣어줄 선수가"라고 하면서 "큰 경기에서 그렇게 패스를 잘 줄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는데 (문)태종이는 그걸 할 수 있는 선수다'라며 문태종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이어 유 감독은 "나와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같이 따서 그런지 개인적인 추억, 생각이 있어 영입한 선수였다. 우리에게는 엄청난 도움이 됐다"라고 문태종을 계속 해서 칭찬했다.

2015-2016시즌 고양 오리온에서 KBL 챔프전 첫 번째 반지를 꼈던 문태종은 이번 시즌 우승으로 두 번째 반지를 끼는 데 성공했다. 정규시즌 48경기에 출전해 평균 5.6점 1.19어시스트 3.4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식스맨으로서 쏠쏠한 활약을 펼친 그의 다음 시즌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경기 후 문태종은 인터뷰에서 "이게 내 마지막일 것 같다. 좋은 마무리가 될 것 같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사실 문태종은 만 43세, 우리나이 45세로 은퇴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팀내 수석 코치인 조동현코치보다도 1살이 많으며, 팀의 막내인 서명진과는 무려 24살 차이다.

하지만 문태종은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평균 20분을 넘게 뛰며 베테랑의 품격을 이번 시리즈에서 제대로 보여줬다. 당장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문태종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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