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천안=조성룡 기자] "왜 하필이면 오늘…"

14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서울이랜드와 FC안양의 경기 전 구단 관계자는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이는 서울이랜드 박공원 단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비가 와서 장사 망했다"면서 기자들에게 씁쓸히 웃었다. 천안에는 비가 오고 있었다. 폭우까지는 아니지만 경기 관람에 충분히 불편을 줄 수 있는 수준이었다. 비가 오면 관중은 줄어든다.

유독 서울이랜드가 탄식하는 것은 노력 때문이다. 서울이랜드는 천안 홈 경기에서 많은 관중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이랜드는 안양전을 앞두고 온갖 지역 행사를 다 돌아다녔다. 배꽃 축제를 비롯해 천안 시민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갔다. 덕분에 서울이랜드 캐릭터 '레울'을 담당하는 직원은 하루종일 탈을 쓰고 돌아다녀야 했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천안에서 서울이랜드 홈 경기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들은 서울이랜드에 관심을 보였다. 직원들도 희망을 보고 있었다. 모든 사회공헌활동과 홍보 활동이 끝나고 나서 직원들은 예상 관중을 꽤 높게 잡았다. 5,500명이었다. 지난 6일 수원FC와의 홈 개막전보다 약 두 배 많은 수치였다. 당시에는 2,887명의 유료 관중이 찾아왔다.

하지만 비라는 변수가 발생하고 말았다. 어린이 100명과 서울이랜드 선수 11명이 맞대결을 펼치는 이벤트 경기 때도 비는 부슬부슬 내렸다. 애꿎은 기상청 탓도 했다. "요즘 기상청 예보는 왜이렇게 기가 막히게 잘 맞는지 모르겠다"라고 푸념 아닌 푸념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관중들이 들어찼다는 점이다. 지붕이 있는 좌석 중심으로 하나 둘 팬들이 찾아왔다.

야속한 것은 비가 곧 그치고 해가 떴다는 점이다. 전반전부터 비가 조금씩 잦아들더니 후반전 시작과 함께 햇빛은 천안종합운동장을 비추기 시작했다. 여전히 구름은 많았지만 축구를 보기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비가 두 시간만 일찍 그쳤어도 서울이랜드 직원들의 노력은 빛을 발했을지도. 해가 뜨면서 서울이랜드는 쿠티뉴와 김민균의 골이 계속해서 터졌다. 이날 천안종합운동장을 찾은 총 관중은 1,362명, 유료 관중은 1,316명이었다. 그리고 서울이랜드는 올 시즌 K리그2 첫 승을 거뒀다. 승리는 기쁘지만 비가 더 야속했던 서울이랜드였다. 비만 오지 않았다면 서울이랜드의 첫 승은 더 많은 관중들이 함께했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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