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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화천=홍성빈 인턴기자] 창단 4년 차. 단국대는 초기에 선발 11명을 채우기조차 버거운 팀이었다. 하지만 어느덧 대표 선수까지 배출하게 됐다. 그 중심에는 오원재 감독이 있었다.

강원도 화천에서 2019 춘계한국여자축구연맹전이 막을 올린 가운데 대학부 첫 경기로 충남 단국대학교와 전남 세한대학교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는 단국대의 4-0 승. 마치 강팀이 약팀을 상대로 거둔 스코어 같지만 사실 단국대는 창단 4년 차 팀이다.

단국대는 창단 첫해 부임했던 감독이 학교 측과의 갈등으로 물러나고 선수들이 대거 떠나면서 정상적인 운영이 힘든 시기를 보냈다. 창단 2년 차였던 지난 2017년 춘계여자연맹전에서 단국대는 조별리그 전패를 면치 못했다. 첫 경기 위덕대에 5골(0-5패), 두 번째 울산과학대에 10골(0-10패) 그리고 한양여대에 6골(1-6패)을 내주며 수모를 겪던 팀이었다. 당시 단국대는 총 11명의 선수진으로 대회를 치렀고 그중 3명은 정식 축구부원도 아니었다.

단국대를 이끌고 있는 오원재 감독은 포기하지 않고 팀을 조련했다. 그 성과는 2019년 첫 대회 개막을 맞아 빛을 발했다. 매번 대량 실점을 내주던 팀이 첫 경기에서부터 다득점을 뽑아내며 쾌조의 출발을 했다.

세한대와의 첫 경기를 마치고 만난 오원재 감독은 “그동안 힘들었다. 선수가 부족해서 운동장에 들어가는 11명을 맞추기 힘들었다”라며 “올해 넉넉하지는 않지만 선수구성도 어느 정도 됐고 준비과정이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발전할 수 있던 배경을 두고 오원재 감독은 “학교 측에서 비전을 보여줬다. ‘포기하지 않으면, 큰 점수 차이로 지더라도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비전을 줬다. 지도교수로 있는 이석준 교수님께서 진짜 헌신을 많이 하셨다. 도움을 많이 주셔서 잘 꾸려갈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오원재 감독이 팀을 맡으면서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한 건 2017년 제98회 전국체육대회 때부터였다. 당시 단국대는 동메달을 획득하며 이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그는 “운이 좋았다. 대진표를 잘 뽑았다”라고 밝혔다. ‘그때부터 지도력이 빛난 건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아니다. 솔직한 말로 정말 운이 좋았다”며 손사래쳤다.

11명의 선수진을 꾸리지 못하던 팀에 어느덧 국가대표선수까지 나왔다. 비록 대표팀에 소집돼 이번 대회에는 함께하지는 못해 아쉬울 법한데 오원재 감독은 “남아있는 선수들도 그 이상으로 해주는 선수가 많다”라며 “기존에 있던 선수나 신입생 선수들도 열심히 해주고 있어서 모든 선수들에게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오원재 감독은 선수들의 학업 의지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팀내 대부분의 선수들이 성적장학금을 받고 있다”라고 밝히며 “운동을 하는 친구들이라 그런지 끈기가 있고 의욕도 있더라. 막상 공부를 해보니까 다른 학생들과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아서 오히려 더 열심히 한다”라고 밝혔다.

인터뷰 말미에 오원재 감독은 학교에 대한 감사를 다시 한번 밝혔다. 그는 “대학 여자축구부는 창단시 정부로부터 3년간 지원금을 받는다. 지난해를 끝으로 받지 못했는데 이석준 지도교수님과 장호성 총장님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올해 예산을 많이 책정해주셨다”라며 “학교 예산으로 운영되는데 총장님, 이석준 교수님이 많은 도움을 주셔서 부족하지 않게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그 점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원재 감독은 선수 시절에 대한 아쉬움을 지도자로서 풀고 있다고 한다. 그는 “선수 생활이 짧았다. 대학 선수까지만 해서 지도를 열심히 하려고 공부를 열심히 했다”라며 “지금 호서대학교 박사과정 논문 준비 중에 있다. 지도력 향상을 위해 꾸준히 공부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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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올해의 목표를 “아직 까지는 크게 욕심을 내고 싶지는 않다. 올해는 어떻게든 중위권까지 유지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 더 큰 도전은 내년에 해볼 생각이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그리고 그는 단국대 선수단 버스에 오르더니 운전대를 잡았다. 그는 선수들을 위해 직접 버스를 운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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