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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안산=조성룡 기자] 안산그리너스 빈치씽코는 왜 빈치씽코일까?

31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안산그리너스와 FC안양의 경기 전 안산 임완섭 감독은 빈치씽코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빈치씽코가 25라는 뜻인데 이름값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참 신기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빈치씽코다. 게다가 빈치씽코의 뜻이 숫자라니 더욱 이상할 수 밖에 없었다. 요즘 안산의 외국인 선수 작명 센스는 특이하다. 빈치씽코는 물론이고 펠리삐도 있다. 파우벨이라는 이름도 K리그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안산은 왜 이런 이름을 외국인 선수들에게 등록명으로 선사했을까? 파우벨은 이해할 수 있지만 빈치씽코와 펠리삐를 보면 안산에 '된소리'를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된소리로 이름을 짓는 것은 임신한 부부들이 태명을 지을 때 주로 쓴다. 된소리와 거센소리가 뱃속 아기에게 잘 들리기 때문이라나. 아무튼 빈치씽코와 펠리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가 아니라 엄연한 성인 축구선수다. 생각할 수록 신기했다.

이 이야기를 안산 구단 관계자에게 물었다. 그러자 관계자는 웃더니 한 마디 했다. "저희 안산은 선수 의견을 100% 존중해요." 쉽게 믿겨지지 않아 다시 한 번 물어봤더니 그는 자세히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안산에 처음 입단할 때 어떤 등록명을 원하는지 물어봅니다. 그럼 외국인 선수가 발음하는 대로 이름을 짓습니다. 때로는 에이전트에게 연락해 정확한 발음과 표기를 물어봅니다."

그렇다면 빈치씽코와 펠리삐는 다름아닌 선수 본인의 선택이었다. 이 관계자는 빈치씽코에 대해 한 가지 이야기를 더 꺼냈다. "빈치씽코의 정확한 이름은 '구스타보 빈치씽코'입니다. 그래서 저희 입장에서는 빈치씽코라는 희한한 이름은 팬들에게 잘 어필되지 않을 수 있으니 '구스타보 어떤가'라고 제안했죠. 그런데 빈치씽코가 '싫다'면서 거절했습니다."

빈치씽코는 앞서 말한 것처럼 포르투갈어로 '25'를 뜻한다. 빈치씽코의 이름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구스타보 25세'인 셈이다. 프랑스의 루이 14세와 비슷한 이름이다. 하지만 빈치씽코는 '구스타보'라는 이름보다 '25세'에 더욱 애착을 느끼고 있었다. 구단 관계자는 "빈치씽코가 '나 올 시즌 25골 넣을테니 꼭 빈치씽코로 해달라'고 했어요."라는 이야기 또한 전했다. K리그2 개막전에서 한 골을 넣고 퇴장을 당했던 빈치씽코는 이번 안양과의 경기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선보였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이제 24골 남았다. 아니 FA컵 자책골도 골이라면 23골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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