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윔블던 홈페이지

[스포츠니어스 |이정원 인턴기자]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7위, 스위스)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통산 100번째 우승을 향해 순조롭게 출발한 가운데 그가 과거 모노 바이러스 감염에도 상당한 활약을 펼친 것을 알려져 '역시 페더러'라는 말을 들고 있다.

페더러는 2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ATP 투어 두바이 듀티프리 챔피언십(총상금 273만6천845 달러) 대회 첫째 날 단식 1회전에서 필리프 콜슈라이버(31위, 독일)를 2-1(6-4 3-6 6-1)로 물리쳤다. 1월 호주오픈 16강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11위·그리스)에게 패배하며 대회 3년 연속 우승의 꿈이 좌절된 페더러는 이후 약 1개월 만에 다시 공식 대회에 모습을 보였다.

이 대회 2번 시드를 받은 페더러는 16강에서 페르난도 베르다스코(32위·스페인)를 상대한다. 지금까지 ATP 투어 대회 단식에서 통산 99차례 우승한 페더러는 단식 우승 타이틀을 109차례 차지한 지미 코너스(은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우승 기록 보유자다.

페더러의 99번째 우승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고향인 스위스 바젤에서 나왔으며 이후 올해 호주오픈까지 세 차례 대회에서 100번째 우승에 도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콜슈라이버와 상대 전적 14전 전승의 절대 우위를 이어간 페더러는 2회전 상대 베르다스코와도 6전 전승으로 강한 모습을 보인다. 이 대회 톱 시드는 니시코리 게이(6위·일본)가 받았다.

한편, 페더러는 과거 모노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적이 있는 걸로 알려졌다. 페더러는 2008~2009년 즈음 모노 바이러스에 감염됐었다. 모노 바이러스 감염은 운동 선수에겐 굉장히 치명적이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오픈 남자 단식 준우승자 로빈 소더링, 2004년 윔블던 남자 단식 4강 진출을 달성했던 마리오 안치치는 전성기인 20대 중후반의 나이에 모노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페더러는 전성기 때의 기량이 다른 선수보다 워낙 압도적이었으며 신체 조건의 의존도가 다른 선수들보단 낮았던 덕택인지 모노 바이러스 감염에도 불구하고 페더러는 전성기의 실력에서 극심하게 기량이 감퇴하지는 않았다. 물론 당시 투병을 하면서 무리하게 경기를 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자잘한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러나 페더러와 전성기를 같이 보냈던 동년배 선수들이 현재 대부분 은퇴한 점에 비하면 페더러는 정말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2월 만36세 6개월에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경험이 있는 페더러는 남녀 선수 전체를 통틀어 최고령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역사를 쓰며 여전히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jungwon940701@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