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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성남=김현회 기자] 요즘 K리그에서는 무성한 소문이 돌았다. 성남FC 남기일 감독이 K리그 모 구단으로 옮긴다는 것이었다. 팀명도 구체적이었고 옮겨가는 과정까지도 꽤 세세하게 돌았다. K리그에서 젊고 유망한 지도자라는 좋은 평가를 듣고 있는 남기일 감독을 노리는 팀이 많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남기일 감독은 과거 <스포츠니어스>와의 만남에서 “소문은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던 바 있다. “그냥 소문일 뿐이니 기사로 나가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런데 이 소문이 훨씬 더 구체적으로 돌게 됐다. 남기일 감독에게도 정말 사실인 것 같은 이야기가 전해졌다. 물론 당사자가 웃어 넘길만한 ‘가짜 뉴스’였지만 그가 듣기에도 솔깃할 만큼 소문은 구체적이었다. 결국 남기일 감독은 지난 21일 아산무궁화와의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에게 이 이야기를 꺼냈다. 휴식을 취한 뒤 연습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요새 소문이 많은데 오늘 다 솔직하게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27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성남FC와 대전시티즌의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경기를 앞두고 만난 남기일 감독은 이 일을 전했다. 남기일 감독은 “선수들에게 무슨 소문을 들었느냐고 물으니 막내 선수까지 내가 어느 팀으로 언제 이적한다고 아주 구체적으로 들었던 소문을 전하더라”면서 “선수들이 내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이 소문을 확대해서 받아들이고 있었다”고 전했다. 남기일 감독은 이날 선수들과 이 소문에 대해 진솔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남기일 감독은 “실제로 K리그는 물론 J리그 몇 구단에서도 나에 대해 관심을 보인 걸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나는 지금 팀을 옮길 생각이 없다. 이 점을 선수들에게도 분명히 이야기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팀을 옮길 생각이 없어 구체적인 제안을 들어본 적도 없는데 선수들을 나보다 훨씬 더 이 소문을 알고 있었다”며 “‘올 시즌이 끝나면 감독님이 팀을 떠날 것’이라고 믿는 선수들도 있었다”고 웃었다.

남기일 감독은 “올 시즌 승격이 목표지만 혹시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내년 시즌에 다시 승격에 도전할 것”이라면서 “그래도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한계를 느끼면 그때 가서 새로운 팀을 알아볼 것”이라고 선수들에게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공식적으로 난 어디에 가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다”면서 “아직 성남에서 해야할 일들이 많다”고 밝혔다. 남기일 감독은 현재 K리그2 2위를 기록 중인 팀의 승격을 위해서만 집중하고 있다.

그는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나는 다른 팀에 가질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혹시 전북에서 부르면 한 번 생각해 보겠다’고 농담 삼아 이야기했다”고 웃었다. 남기일 감독은 “그 정도로 나는 지금 성남에 집중하려는 생각 뿐”이라고 덧붙였다. 성남은 현재 세 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1위 아산무궁화에 승점 7점이 뒤져 있어 우승과 다이렉트 승격을 이루는 게 쉽지 않아졌다. 플레이오프를 통해 K리그1으로 가야한다.

대전전을 앞둔 남기일 감독은 “사실상 우승은 멀어졌다. 오늘은 부담을 털고 경기에 임할 생각”이라면서 “이제 플레이오프를 준비할 것이다. 나는 광주 시절 플레이오프도 경험해 봤다. 뭐 까짓 거 하고 올라가면 된다. 우리가 3위 부산에 2점차로 쫓기고 있다는 걸 걱정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 상황을 누구보다도 우리가 잘 안다. 그런데 그런 거 신경 쓰지 않고 부담 없이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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