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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성남=임형철 기자] 3주 만에 홈으로 돌아온 성남FC가 승리 소식을 전했다. 성남FC는 27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25라운드에서 부천FC를 상대로 2-1로 승리했다. 후반 9분 김도엽을 대신해 교체 투입된 최병찬이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후반 36분 단독 드리블로 부천 수비 두 명을 제친 뒤 빠른 타이밍에 중거리 슛을 시도해 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내내 선발로 기용되던 최병찬은 부천전을 앞두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리그에서는 4월 8일 서울이랜드전 이후 4개월 반 만에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경기 전 라인업을 보고 놀라지 않았냐는 질문에 최병찬은 “확인하고 솔직히 놀랬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생각이 있으실 거라고 여겼다. 후반전 플레이를 위해 더 열심히 준비했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남기일 감독이 특별히 지시했던 사항이 있냐고 묻자 그는 “부천이 백파이브를 쓰고 있는 것에 대비해 오른쪽 공간을 노리고 많이 뛰며 적극적으로 침투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지시 내용을 그대로 이행한 최병찬은 결국 남기일 감독이 의도한 그림을 그려내며 결승골을 터트렸다. 경기 후 남기일 감독은 “상대 수비를 제친 뒤 바로 슈팅을 이어가는 게 최병찬의 장점이다”라고 말한 후 “자신의 장점을 잘 발휘해줬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최병찬은 평소 자신의 우상을 성남FC에서 뛰었던 선배 황의조라고 소개했다. 최병찬의 우상 황의조는 부천전과 같은 날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8강전까지 8골을 터트렸다. 최병찬은 황의조의 이런 활약에 자극을 받는다고 말했다. “우상이면서도 제일 좋아하는 선수가 잘해주니 본보기가 된다. 나도 황의조처럼 되고 싶다. 어떻게 하면 황의조처럼 골을 넣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더 많이 배우게 된다”고 생각을 밝혔다.

자칭 ‘황의조 덕후’인 최병찬은 황의조의 성남 시절 골에 이어 아시안게임 골 장면까지 전부 챙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병찬은 16강 이란전에서 넣은 골이 황의조의 이번 대회 최고의 골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병찬은 “문전 앞에서 볼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정말 뛰어났다. 그리고 단번에 인사이드로 밀어 넣는 마무리 동작까지 훌륭했다”면서 “마무리를 위해 감각적으로 빈 공간에 들어가고 상대 수비를 속이는 장면이 기가 막혔다”며 감상평을 남겼다.

최병찬은 자신의 부천전 골과 황의조의 이란전 골 중 어느 것을 더 멋지게 느꼈을까? 잠시 생각에 잠기던 그는 이후 입을 열며 “내 골은 단독 드리블 이후에 터진 개인의 작품이라면 황의조 선수의 골은 팀플레이를 통해 만들어진 장면이다. 축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황의조 선수의 골이 조금 더 멋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팀플레이를 더 중요시하는 최병찬의 소신과 우상 황의조를 향한 존경심까지 모두 느낄 수 있는 대답이었다.

최병찬은 이번 시즌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사 본능을 발휘하고 있다. 동료 김정현은 최병찬을 향해 “너 때문에 축구할 맛이 난다”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유독 영웅적인 활약을 이어가는 이유를 묻자 그는 “수비 진영에서 뛰어주는 우리 동료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한다. 내가 뒤에서 희생하는 선수들을 위해 조금 더 해결해야 한다고 다짐한다. 강한 각오가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으로 이어지는 거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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