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얼굴에서 자신감이 드러나있다.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합천=곽힘찬 기자] 원래 어린 선수일수록 패기가 더 넘치는 법이다.

경남 합천에서 열리고 있는 제 17회 전국 여자축구 선수권대회. 1학년의 패기가 이날 경기장을 지배했다. 충북 예성여고의 천가람은 아직 1학년에 불과하다. 상대였던 전남 광양여고를 포함시키더라도 가장 막내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난 24일 천가람은 그라운드 위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광양여고 수비진을 휘저은 끝에 예성여고의 2-1 승리를 이끌어냈다.

경기 후 예성여고 권무진 감독을 만나 “저 선수 진짜 1학년 맞냐”면서 사실 확인을 부탁했다. 그러자 권 감독은 “맞다. 1학년답지 않게 굉장히 당돌하고 승부근성이 강한 선수”라고 대답하며 “저 경기력은 100%가 아니다.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는 선수다”면서 천가람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천가람은 U-17 여자대표팀 소속이다. 권 감독은 “스피드,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선수이기 때문에 대표팀 발탁으로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를 승리로 이끈 천가람의 얼굴엔 웃음꽃이 잔뜩 피어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어디서 그런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가 나올 수 있는지 묻자 “1학년이라서 그렇다. 언니들 몫까지 더 뛰겠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하다보면 그렇게 되더라”면서 미소를 지었다. 몸을 사리는 플레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천가람은 “경합하고 부딪혀야 득점이 나온다. 몸을 사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녀의 말엔 1학년답지 않은 자신감이 듬뿍 묻어나있었다.

대표팀에서도 다를 바 없었다. 큰 무대에서도 그녀의 무기는 자신감이었다. 천가람은 “대표팀 경기라고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자신감만 가진다면 큰 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천가람의 목표는 주눅 들지 않고 더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감만 있다면 좋은 성적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보통 팀에 ‘긍정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선수가 한 명쯤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주장이 그 역할을 담당하지만 예성여고에서는 가장 막내인 천가람이 ‘자신감 전도사’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어쩌면 예성여고가 신흥강호로 떠오를 수 있었던 이유가 천가람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인해 다른 선수들이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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