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수원=조성룡 기자]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표가 하루 다가온 광주FC 나상호는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다.

1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수원FC와 광주FC의 경기에서 양 팀은 한 골 씩 기록하며 1-1 무승부를 기록, 승점 1점 씩을 나눠갖는데 만족해야 했다. 광주가 전반 시작과 함께 나상호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수원FC가 브루노의 득점으로 만회하면서 무승부를 만들었다. 광주는 7월 들어 4경기 1승 3무의 성적을 거두며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나상호는 전반 1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하면서 광주의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쳤다. 특히 나상호의 골은 특별했다. 경기가 열린 수원종합운동장에는 김학범 U-23 국가대표팀 감독이 찾아왔다. 다음 날인 16일에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U-23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다. 김 감독의 앞에서 확실하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셈이다.

경기가 끝나고 만난 나상호는 덤덤한 반응이었지만 긴장감을 굳이 숨기지는 않았다. 아시안게임 명단 발표를 앞둔 그는 "긴장도 되고 설레는 마음이다"라면서도 "내일 발표되는 명단에 내가 꼭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모든 U-23 대표팀 후보들이 그런 것처럼 나상호 역시 내일 오전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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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나상호는 이번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눈도장을 찍었다. "경기 전에 김 감독님이 관중석에 계신 것을 봤다"라고 말한 그는 "하지만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감독님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면 경기력이 오히려 좋지 않을 것 같았다. 다행히 경기 하자마자 골을 넣을 수 있었다"라고 씩 웃었다.

그동안 그는 꾸준히 U-23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바쁜 일정을 보냈다. 광주와 파주를 오갔고 해외 전지훈련에도 참여했다. "사실 버스도 많이 탔고 KTX도 많이 탔다. 육체적으로 피로도는 있었다"라고 밝힌 나상호는 "운동을 할 때 다른 선수들보다 더 빨리 지치더라. 하지만 이것을 참고 이겨내야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버텼다"라고 말했다.

나상호가 만약 아시안게임에 나가게 된다면 소속팀 광주는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된다. 나상호는 광주의 에이스이자 팀 내 득점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공격수다. 박진섭 감독 또한 "타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그는 팀 동료들을 믿고 있었다. 박 감독의 이야기를 전하자 나상호는 "우리 팀의 선수층을 생각한다면 큰 타격은 없을 것이다"라고 굳건한 신뢰를 보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원래 경기를 하고나면 그 날 밤에는 잠이 잘 안온다"면서 "이번 경기는 내일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표까지 겹쳐 있어서 더욱 잠이 안올 것 같다"라고 걱정 아닌 걱정을 토로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U-23 대표팀 승선을 꿈꾸며 포부를 밝혔다. "역대급 라인업이라고 하는데 그 안에서 주눅들지 않겠다. 그리고 좋은 경험을 쌓아 팀에 보탬이 되겠다. 내일 내가 꼭 뽑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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