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 무궁화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아산무궁화와 안산그리너스.

K리그2에 있는 두 팀은 묘한 인연으로 얽혀 있다. 과거 안산은 경찰청 축구단을 통해 K리그에 입성했다. 그리고 몇 년 후 시민구단을 창단했다. 경찰청 축구단을 통한 경험은 시민구단을 창단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구단 프런트가 경험을 쌓았고 당시 감독을 맡고 있던 이흥실 감독은 시민구단의 초대 감독으로 인연을 이어갔다. 경찰청 축구단은 그렇게 안산 축구 발전에 밑거름이 됐다.

안산이 시민구단을 창단하자 경찰청 축구단은 다른 곳을 찾아 떠나야 했다. 그리고 이들을 데려온 것은 아산이었다. 경찰청 축구단은 아산에서 아산무궁화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축구 불모지였던 아산은 아산무궁화를 통해 축구 도시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경찰청 축구단을 통해 두 도시가 묘하게 얽힌 셈이다. 이 뿐만 아니다. 두 도시의 이름은 공교롭게도 비슷하다. 많은 사람들이 두 도시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아산 박동혁 감독의 한 가지 진한 아쉬움

최근 아산무궁화 박동혁 감독은 불만이 하나 있다. 얼마 전 1위 자리를 성남FC에 내줘서가 아니다. 다름 아닌 주세종 때문이다. 월드컵 기간 동안 주세종은 K리그2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하나였다. 극적인 최종 엔트리 선발부터 독일전 어시스트까지 주세종은 자신의 이름을 그 어느 때보다 쏠쏠하게 알렸다. 물론 그의 소속팀 역시 덩달아 홍보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문제는 일부 미디어나 네티즌들이 실수를 한다는 것이었다. 박 감독은 아쉬움을 담아 말했다. "아니 가끔 보다보면 (주)세종이가 안산이라고 해놓은 곳이 있더라고요." 한창 군 생활 중인 선수 하나가 전역해서 원소속팀 FC서울도 아닌 안산그리너스에 간 셈이다. "물론 극히 일부지만 세종이를 통해 아산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아쉬울 수 밖에 없죠."

누구보다 주세종의 월드컵 활약을 바랐던 박 감독이다. 자신의 제자가 더 큰 무대에서 뛰는 것을 보고 싶기도 하지만 아산이라는 도시와 아산무궁화라는 팀을 세상에 더욱 알리고 싶기도 했다. 물론 주세종이 아산무궁화에서 뛴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 그를 모르는 사람이 '주세종(안산)'이라는 단어를 보게 된다면 오해의 소지는 충분할 것이다. 아직도 아산무궁화와 주세종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 대한민국에는 많기 때문이다.

안산을 위해 아산이 잘해야 하는 이유는?

박 감독의 이야기를 안산그리너스 이흥실 감독에게 넌지시 전했다. 그러자 이 감독은 특유의 넉살 좋은 웃음으로 한 마디 던졌다. "박 감독도 그렇겠지만 우리도 고충 많아. 멀쩡한 선수 몇 명 입대했어." 여기도 고민은 비슷한 것 같다. 심지어 이 감독은 과거 경찰청 축구단을 지휘했다.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생길 법 했다.

"그래서 박 감독이 잘해야해." 이 감독은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축구계 지인들은 내가 안산에 있고 경찰청이 아산으로 간 것을 알지. 하지만 모르는 사람도 여전히 많아. 가끔 지인들을 오랜만에 만나면 '어이, 이 감독 요즘 경찰청 잘하고 있더라'고 덕담을 건네. '왜이리 못해?'라는 말이라면 '저 경찰청이 아니라 안산그리너스입니다'라고 하지만 칭찬이니까 그냥 '감사합니다'라고 하지."

안산 이흥실 감독 ⓒ 안산 그리너스 제공

이 말을 하면서 이 감독은 껄껄 웃었다. "박 감독 덕분에 내가 칭찬을 더 많이 받는 것 같아. 안산도 칭찬해주고 아산도 칭찬해주더라고. 앞으로도 박 감독이 잘했으면 좋겠어. 박 감독도 칭찬 많이 받겠지만 나도 칭찬 많이 받아." 물론 일부 농담이 섞인 이야기일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박 감독의 선전을 바라보며 이 감독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실 웃기지만 슬픈 이야기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K리그를 모른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이 두 팀은 열심히 지역 사회에 파고들고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교롭게 이 두 팀이 이번 주말에 맞붙는다. 주세종이 친정팀 아닌 친정팀을 향해 비수를 꽂기 위해 준비하고 안산 이 감독은 과거 지도했던 팀을 맞이한다. 7월 7일 오후 7시, 안산 와~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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