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아산에 입대해 펄펄 날고 있는 고무열은 부천전에서 골을 넣은 뒤 퇴장 당했다. (자료사진)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아산=조성룡 기자] 아산무궁화 고무열이 경기 막판 골을 넣은 뒤 퇴장을 당했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지 못했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고무열은 7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아산무궁화와 부천FC의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전반 39분 팀의 세 번째 골을 기록했다. 고무열은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침착하고 정확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고 이후 동료들과 거수 경례 세리머니까지 마무리했다.

하지만 주심은 이후 비디오 판독(VAR) 끝에 노골을 선언했다. 고무열과는 전혀 상관 없는 장면을 문제 삼은 것이었다. 주심은 VAR 끝에 고무열에게 공이 전개되기 1분 전 상황에 대해 부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아산 페널티 박스 안에서 포프와 아산 수비와 경합하다 넘어졌지만 파울 선언이 되지 않은 채 경기는 이미 속개된 상황이었다. 이 공은 아산과 부천 선수들이 다섯 번의 패스 공방을 벌인 끝에 고무열의 골로 연결됐다.

주심은 고무열의 골을 취소하고 부천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아산 골문 앞에서 벌어진 상황을 페널티킥이라고 판정한 것이었다. 3-0으로 점수차를 더 벌릴 수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2-1로 급하게 쫓길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포프가 페널티킥을 실축했기 때문에 이 장면은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지만 고무열로서는 아쉬운 상황임에 틀림 없었다.

이 상황에 대해 경기감독관은 이렇게 설명했다. “아산의 파울이 있고 주심이 경기 속개를 선언했다. 그리고 아산의 득점이 있을 때까지 공이 밖으로 나가거나 파울이 발생하는 등의 볼 아웃 상황이 없었다. VAR 규정 상 주심이 VAR 판독 선언을 할 때는 경기가 중단됐을 때다. 이 상황에서 경기가 중단됐을 때는 아산의 득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주심이 늦게 VAR 판독을 선언한 것이다.”

이 상황은 이렇게 마무리 됐다. 하지만 고무열은 이후 후반 38분 거친 태클로 경고를 한 차례 받은 뒤 팀이 3-1로 앞서고 있던 후반 추가 시간 다시 한 번 골을 뽑아냈다. 노골 판정을 받았던 위치에 비슷한 곳에서 이번에는 감아차기로 완벽한 골을 뽑아냈다. 하지만 이 득점 이후 텔레비전 중계에서 득점 장면이 다시 한 번 재생되는 동안 고무열은 퇴장 판정을 받았다. 아무도 그 이유를 알지는 못했다.

팀 동료들이 골을 넣은 후 특유의 거수 경례 세리머니를 하는 동안 고무열은 혼자 터치라인에서 거수 경례를 한 뒤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왜일까. 이유는 골 세리머니 때문이었다. 고무열은 이 골을 넣은 뒤 손가락으로 네모를 그리는 골 세리머니를 했다. VAR 판독 끝에 노골 선언이 된 자신의 전반전 득점에 대한 항의 표시였다. 결국 고무열은 주심의 판정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경고 누적 퇴장 명령을 받았다.

VAR 판독에 대한 이의제기나 경기 도중 심판에게 VAR 판정을 요구하는 행위는 강하게 처벌 받는다. 포항스틸러스 김승대는 지난해 8월 위험한 플레이로 퇴장 명령을 받은 뒤 “VAR 이런 거 왜 해?”라고 항의하며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5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500만 원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고무열도 VAR 판독에 대한 이의를 제기한 터라 추가로 상벌위원회에 회부될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올 시즌 고무열과 VAR은 악연이다. 고무열은 지난 달 24일 안방에서 열린 FC안양과의 경기에서 후반 32분 골을 기록한 뒤 세리머니까지 마쳤지만 이 골 역시 VAR 판독에 따라 무효 처리된 적이 있다. 당시 주심은 황인범의 패스 직전 한의권이 핸드볼 파울을 범했다며 고무열의 골을 인정하지 않았다. 고무열은 올 시즌 벌써 두 번이나 VAR 판독으로 골을 놓쳤다.

고무열은 올 시즌 아산에 입대한 뒤 펄펄 날고 있었다. 올 시즌 6경기에서 벌써 3호골을 기록하며 전북 시절 부진을 털어냈다. 더군다나 부천전은 그의 K리그 통산 200경기였다. 고무열은 이 의미 있는 경기에서 골까지 넣었지만 결국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그라운드를 빠져 나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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