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 무궁화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아산무궁화의 승격을 위해서는 마지막 퍼즐을 맞춰야 한다.

아산이 시즌 초반 주춤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8 K리그2 6라운드를 앞두고 있는 현재 아산은 2승 1무 2패 승점 7점으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위권에 쳐진 것은 아니지만 개막 전 세간의 평가를 생각한다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위 부천FC1995와의 승점 차는 8점이다. 무려 세 경기 가까이 차이가 벌어진 셈이다.

K리그2 감독들 대부분은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라고 입을 모은다. 선두권 경쟁에서 초반부터 치고 나가거나 적어도 밀리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반 5연승을 거둔 부천이 벌써부터 승격 후보로 꼽히고 있다. 아산 역시 개막 초반은 좋았다. 안산그리너스를 1-0으로 꺾고 수원FC도 2-0으로 잡았다. 하지만 이후 3경기 연속 무승을 거두고 있다.

지난 시즌 아산이 고전했던 이유는?

올 시즌의 모습을 논하기 전에 시계를 과거로 돌려보자. 지난 시즌 아산은 그야말로 묘한 팀이었다. 그 당시에도 아산은 우승 후보였다. 경기력 자체는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마냥 강하지 않았다. 심지어 7월에는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2무 2패). 당시 송선호 감독은 "이기고 싶고 이겨야 한다"면서도 진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제는 경기력만 좋았다는 것이었다.

아산의 경기력은 매번 좋았다.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된 아산은 시종일관 상대를 괴롭혔다. 하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없었다. 최전방에서 김현이 고군분투했지만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었다. 상대는 아산의 전력이 강하다는 것을 안다. 따라서 수비적인 전략을 들고 나온다. 골 결정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상대의 집중 수비까지 이겨내야 한다. 결코 득점하기가 쉽지 않다.

계속해서 상대를 두들기지만 골은 나오지 않는다. 답답한 상황이 이어질 수록 아산은 공격적으로 나선다. 여기서 상대의 빠른 역습이 성공한다면 패배, 그렇지 못한다면 무승부를 거두는 경기가 상당히 많이 나왔다. 속칭 상대를 가둬놓고 두들기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니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아산은 따내지 못한 승점이 꽤 많았다.

벌써부터 지난 시즌 모습 보이는 아산

문제는 올 시즌도 조금씩 그러한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박동혁 감독의 부임 첫 시즌이고 축구에는 다양한 변수가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시즌과 비슷한 경기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 주도권을 잡는다. 공격을 퍼붓는다. 여기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2%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따내야 할 모든 승점을 따내지 못한다.

결국 축구는 골로 승부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그렇다면 공격수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하지만 아산은 이를 쉽게 해결할 수 없다. 군경 팀의 특성 상 제한된 선수를 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독이 선수 선발에 100% 관여할 수 없는 구조다. 따라서 아산은 현재 가지고 있는 자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

두 가지가 필요하다. 공격수들이 활약해줘야 하고 전술적으로 다양한 공격 옵션을 만들어야 한다. 굳이 따지자면 전자가 더 절실하다. 아무리 많은 옵션을 만들어도 결국은 공격수가 결정을 해줘야 골이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전방 공격수의 역할은 아산의 승격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외국인 선수가 없기 때문에 이들이 골을 책임져줘야 한다.

아산 김현이 살아나야 하는 이유는?

지난 성남FC전이 열리기 전 취재진과 만난 아산 박동혁 감독은 "김현이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아산의 공격은 고무열이 책임지고 있다. 3월에 기록한 아산의 4골 중 절반이 고무열의 발 끝에서 나왔다. 나머지 두 골은 한의권과 황인범이 기록했다. 4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다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결과다. 하지만 이 팀은 아산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김현의 부활은 필수적이었다. 지난 시즌 아산의 득점을 책임졌던 김현은 아직까지 올 시즌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지 못했다. 박 감독 또한 "아직까지 김현이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선수 본인도 스트레스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만일 김현이 골을 기록한다면 선수 본인도 분위기를 반등시킬 수 있고 팀 또한 긍정적인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 아산 무궁화 제공

하지만 박 감독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아산은 고무열과 김현 모두 침묵하며 성남에 0-1로 패했다. 두 선수는 적극적으로 상대 수비를 괴롭혔지만 경고 한 장 씩을 받는데 그쳤다. 물론 이날 경기에서는 단순히 공격진만 아쉬운 것이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성남에 밀리는 경기였다. 하지만 찬스를 제대로 살렸다면 어려운 경기가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자꾸 골이 터지지 않으니 나도 선수들도 조바심이 있는 것 같다"는 박 감독의 말은 결코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현재 아산의 고민이 여실히 녹아있는 한 마디였기 때문이다. '골 넣는 것 빼고 다 잘하는 팀'이 바로 아산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풀리지 않는 공격이라는 숙제

아산은 과거 안산경찰청 시절부터 항상 K리그2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이다. 하지만 K리그2가 출범한 이후 무궁화 축구단이 우승을 한 것은 단 한 차례였다. 2016년 아산으로 떠나기 전 안산은 당시 K리그 챌린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후 무궁화 축구단은 아산으로 연고지를 옮겨 첫 시즌에 3위를 기록,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부산아이파크에 패하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2016년 안산의 지휘봉을 잡았던 이흥실 감독은 우승의 비결로 '제도의 변화'를 꼽았다. "그 전까지는 포지션 구분 없이 모든 선수들 중 점수가 높은 선수를 선발했지만 2016년 들어서 각 포지션별로 선수를 구분해서 선발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그는 추억했다. 더불어 "당시 영입된 선수들이 굉장히 좋았던 것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제도가 변한 덕분에 아산은 강팀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숙제가 바로 공격진이다. 아무리 제도를 바꾸더라도 외국인을 영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산 박 감독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감내해야 한다"면서도 "이런 현상이 긍정적이지는 않다"라고 말한다. 아산에는 대한민국에서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병역 의무 해결을 위해 온다. 그렇다면 최전방 공격수 또한 경쟁력이 있어야 하지만 현재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아산의 고민은 한국 축구의 고민?

K리그를 포함해 중국 슈퍼리그, J리그는 모두 최전방 공격수로 외국인을 선호하고 있다.이로 인해 내국인 공격수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고 훌륭한 자원을 발굴해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곧 한국 축구의 고민거리자 아산의 고민거리로 연결된다. 아산은 어쨌든 내국인 공격수로 팀을 꾸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국 축구 역시 자국 공격수 자원이 풍부하지 않다는 것은 썩 내키지 않는 일이다.

어쨌든 박 감독은 현재의 선수단을 가지고 한 시즌을 버텨야 한다. 결코 쉽지 않다. 한창 시즌을 치르다보면 고참 선수들의 전역 또한 다가온다. 아산을 향한 세간의 기대감은 크다. 감독의 데뷔 시즌이라는 것보다 아산의 전력이 더 주목받는다. 하지만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실망감 또한 크기 마련이다. 박 감독의 입장에서는 승격과 선수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하는 셈이다. 시즌 초반부터 아산의 고민은 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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