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이흥실 감독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안산=조성룡 기자] 산전수전 다 겪은 안산 그리너스 이흥실 감독 역시 이런 경기는 처음이었다.

11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안산 그리너스와 대전 시티즌의 경기에서 안산은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장혁진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대전을 3-2로 꺾고 올 시즌 첫 승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안산은 두 명이 퇴장당한 상황에서도 경기를 뒤집으며 엄청난 경기를 만들어냈다.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산 이흥실 감독은 "작년에 이어서 홈 개막전에서 대전을 상대로 이겼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극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줬다. 투혼을 발휘해줬다. 선수들에게 칭찬해주고 싶다"라고 경기 후 소감을 밝혔다.

이 감독에게는 할 말이 많을 경기였다. 전반전에만 두 명이 퇴장을 당했고 페널티킥 실점까지 했다. 그리고 경기를 뒤집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씩 웃으면서 "감독이 불만을 표하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하게 되는 법이다"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개막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프로 데뷔전에서 7분 만에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박진섭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을 것이다. 그는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오히려 독이 됐다. "프로 데뷔라는 긴장감도 있고 지나친 적극성도 있었다"라는 이 감독은 "박진섭이 많은 공부가 됐을 것이다. 원래 축구라는 운동은 적당히 부딪치기도 하고 적당히 파울도 하면서 하는 운동이다"라고 말했다.

엄청난 대역전승이었다. 이 감독은 역전승의 원동력으로 선수들의 응집력을 꼽았다. 그는 "밖에서 아무리 지시를 해도 그라운드 안에 있는 선수들이 하지 않으면 안된다"라면서 "선수들끼리 주장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움직였다. 몇 명이 있더라도 전체가 같이 이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선수단 모두가 이 경기를 통해 1년 동안 어떤 경기를 해야 하는지 느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내 축구 인생을 통틀어서 이런 경기는 없었던 것 같다"고 웃으면서 "정말 좋은 기억을 남겼다. 우리가 2년차 구단이지만 우리가 홈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줘야 하고 팬들을 위해 어떻게 공격적인 축구를 해야 할지 분명하게 보여준 한 판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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