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대가 웃음을 참지 못한다. 그리고 그 뒤에는 조그맣게 윤빛가람이 보인다

[스포츠니어스|그랜드힐튼호텔=조성룡 기자] 머리를 민 옛 동료를 보고 포항스틸러스 김승대는 한참을 웃었다.

2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K리그2(챌린지)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김승대는 한 쪽 구석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곳에는 상주상무의 대표 선수 자격으로 참가한 윤빛가람이 있었다. 김승대와 윤빛가람은 과거 중국 슈퍼리그(CSL)의 옌볜 푸더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그는 "아까 선수 대기실에서 윤빛가람과 만났다"면서 "내가 입소 전 해줬던 얘기가 윤빛가람에게 그대로 일치했다더라"라고 말했다. 그가 윤빛가람에게 한 말은 두 가지였다. 김치가 소고기로 보인다는 것과 첫 날에 '내가 어쩌다 여기까지 왔지'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었다. "윤빛가람이 정말 그랬다고 하더라"며 김승대는 씩 웃었다.

윤빛가람이 입대하기 전 김승대는 그에게 이런저런 팁을 전수했다. "훈련소가 춥다는 것부터 시작해 이런저런 얘기들을 해줬다. 그런데 윤빛가람이 잘 듣는 것 같지는 않았다. 입소 직전이라 속칭 '멘붕'이 온 상황인 것 같았다. 그래도 내가 윤빛가람보다는 군대 선배다. 선배의 입장에서 조언을 해주지 않을 수 없었다." 참고로 김승대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4주 훈련이 군 생활의 전부였다.

인터뷰 전 오랜만에 재회를 한 번 했지만 김승대는 여전히 윤빛가람을 보고 웃었다. "삭발한 모습이 너무 웃기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내심 걱정하고 있었다. "같은 팀에서 뛸 때는 별로 생각 안했는데 이제 윤빛가람을 상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걱정이 많다. '저 형을 내가 어떻게 막나…'란 생각이 든다. 게다가 워낙 상주 선수들이 좋다. 쉽지 않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김승대는 윤빛가람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군인이라 자유롭지 못하고 불편한 점이 많겠지만 재밌게 공 차고 좋은 시즌 보냈으면 좋겠다. 하지만 포항과 할 때는 좀 못했으면 좋겠다. 너무 잘하면 안된다. 아, 그리고 정말 중요한 당부 하나 더 하겠다. 사고 치지 말고 아무 탈 없이 전역하길 기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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